The Path is Clear


집으로 가는 길 (2013) / 방은진 감독


대한민국 국민...으로써의 가치는 있는 것인가?


100% 허구였다고 해도 열 받았을텐데 이 이야기가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니 더욱 열을 받는다.  전도연이 역할을 맡은 송정연이라는 영화 속 여자가 자기가 하는 일이 마약운반임을 알고 했건 모르고 했건 그것은 둘째로 치고, 영화 속에서 이런 일을 대하는 (국내외 할 것 없이) 공무원(영사, 보좌관들, 검찰청)들의 태도 말이다.  물론 영화니까 얘길 더했을테고 각색했겠지만 이를 보는 내 눈에 '충분히 일어날 수도 있겠다'싶은 것은 사람들이 그러한 국가(공무원은 국가를 대표하는 사람이라고 하자)를 이미 신뢰하지 못한다는 반증또한 되지 않겠는가.  정말이지 돈 없고 빽 없으면 국가는 나를 신경 써 주지 않을 것이구나 싶은 거다.


과연 국가가 내게 해 주는 것은 무엇일까?  내가 국가를 위해 하는 일은 좀 있어도 국가가 내게 해 주는 일에는 무엇이 있는지 딱히 확 떠오르지 않는다.  뭐가 있지?  국민연금?  의료보험?  수도, 전기, 도로???  에이................................


방은진은 여배우 출신의 감독으로 이전 <용의자 X>를 만들었던, 아직 배우로도 활약중인, 아마도 배우 출신의 감독으로는 가장 앞서가고 있지 않나 싶은 사람이다.  연출이 다분히 '한국은 뭐 원래 그렇잖아'하는 식의 생각을 깔고 한 듯 하다.  뭐 원래 그런 것이 아예 틀린 말은 아니고.  보는 이들로 하여금 국가의 그러한 태도에 대해 분을 품도록 잘 리드했던 것 같다.  전쟁영화 특히 헐리우드산의 영화를 보면 미국은 끔찍이도 자국민을 챙기는 것으로 나온다.  미국도 뭐 마약사범에게는 그러지 않을 지는 몰라도 며칠 전 봤던 <Lone Survivor>를 봐도 살아있을지 죽었을지 모를 군인 하나를 위해 가능한 인력을 모두 동원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우리나라는 반대로 개인의 희생 또는 이해(?)를 먼저 바라는 것 같다.  '피 같은 세금' 운운 하면서 말이다.  말하자면 잘되면 나라때문이요 못되면 개인탓이라는 거지...  아이 또 얘기가 이런 쪽으로..  ^^;;


개인적으로 칙칙한 내용에 비해 재미있게 봤다.  아이 엄마가 된 전도연은 다작을 하지 않아도 이제는 혼자서 충분히 영화 한 편을 이끌어 갈 수준으로 올라선 듯 싶기도 하고.  강추까지는 아니더라도 볼 가치는 있는 수준이라고 생각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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