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ath is Clear

열한시 (2013)

영화2014. 1. 27. 21:07


열한시 (2013) / 김현석 감독


어떻게 하다보니 타임머신에 대한 영화를 연속으로 그것도 우리나라 영화를 두 편 연이어서 보게 되었다.  저예산 독립영화 '영건 탐정 사무소'가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액션 활극이었다면 '열한시'는 시간여행과 운명(?)에 대한 재난영화라고 할 수 있으려나.  웜홀이니 블랙홀이니 무슨 현상이니하는 어려운(!) 대사들이 초반에 난무하기는 하지만 결국은 미스터리 쪽으로 방향을 선회.  내용은 무척 간단하다.  간단한 만큼 결말은 뻔하기도 하다.


감독은 인간의 운명을 거스를 수 없다는 쪽에 한 표를 주는 것 같다.  내일의 사건을 미리 보고 돌아온 현재의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은 사실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이 감독이 관객에게 주는 메시지인 듯.  그러고보면 극중 영은 역의 김옥빈이 자신에게 한 대사가 상당히 정곡을 찌르는 것이었다.  "CCTV를 보게해서는 안돼"라는 대사.  잘은 모르지만 평행우주론도 있는 모양인데 감독은 그냥 일직선으로 내달려 주는 편을 택하셨다.


관객은 어쩌면 미래의 운명을 극복하고 역시 해피엔딩을 보고 싶어하는지도 모르는데 현실적(?)으로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는 모습이 이 영화의 관객 수를 좀 잡아먹었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고 한 번 생각해본다.  개인적으로는 흥미롭게 본 영화.  하지만 시간여행이라는 소재는 어제 본 '영건 탐정 사무소'가 더 재치발랄하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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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맨 (2013)

영화2014. 1. 16. 19:18

플랜맨 (2013) / 성시흡 감독


다소 억지스런 설정의 영화 '플랜맨'은 나와 동갑(!)인 정재영이 띠동갑(!)인 한지민의 로맨틱 코미디물이다.  커다란 화면에서 보니 정재영이 이제는 나이를 좀 먹어 보인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겠다 싶다.  오래전 '전원일기'의 일용이 처 김지영도 요새들이 단발로 머리를 치면서 예뻐 보인다.


영화는 충분히 예상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전개되고 결말을 맺는다.  오히려 유소정(한지민 분)의 과거 유부남이었던 작곡가 병수와의 얘기까지 호탕하게 살짝 보여줬어도 좋았었을 것 같은 생각이다.  원래 이런 영화에서는 나쁜놈은 영화가 막 끝난 후에도 반드시 응징을 받지 않는가.  편집에서 빠진건지 아니면 원래 없었던 것인지는 몰라도 그 점이 좀 껄쩍지근 허다.  나머지는 뭐 배우들의 연기도, 한지민의 노래부르는 씬들도 별 무리는 없어 보였다.  워낙 두 주연배우가 극의 대부분을 이끌어 나가는 내용이기 때문에 그렇겠지.


사실 '장진 류'의 코미디를 기대하고 보긴 봤는데 (왜냐하면 '아는 여자'의 정재영이 떠올랐기 때문) 살짝 실망하였다.  나중에 다운 받아서 봤으면 솔직히 더 재미있게 봤을 수도 있을 것 같은...극장에서 보기에는 조금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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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선희 (2013)

영화2013. 12. 8. 19:55


우리 선희 (2013) / 홍상수 감독


'우리 선희'가 뭔가 했더니 위 포스터에 보이는 세 남자의 '선희'를 말하는 거다.  네이x에서 영화를 검색해보면 눈에 딱 띄는 것이 '어떻게든 한 번 먹어보려고 애쓰는 영화'라는 글이다.  뭐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예전에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을 보면 거기서는 진짜 남자들이 해원을 어떻게 한 번 해보려고 하는 느낌이 많은데 오히려 '우리 선희'에서는 조금 다르게 선희가 남자들을 가지고 노는 듯한 그런 느낌이 있다.  세 남자 모두 각자 선희가 불러서 그녀와 함께 술자리를 갖게 되는데, 선희는 전 애인 문수(이선균 분)에게는 옛사랑의 추억을, 대학 은사 동현(김상중 분)에게는 어린 여자의 환상을, 대학 선배 감독인 재학(정재영 분)에게는 불장난의 욕구를 살살 건드리면서 남자들을 각개 격파...한다는...  선희의 정신세계는 이해하지 못하겠으나 영화의 마지막에 닭 쫒던 개 입장의 세 남자가 창경궁에서 서성거리며 하는 말, "사람들 보는 눈은 다 똑같구나"라고 얘기하면서 내성적이지만 똑똑하고 귀여우며 똘아이 같기도 하지만 솔직하고 용감한 선희에 대해 자기들의 생각을 나눈다.  그렇지만 결국은 아무도 선희를 이해하고 있지는 못하다.  왜냐하면 문수의 말대로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르니까.


뜬금없는 인물의 이민우와 영화 내내 치킨만 두마리 시키는게 다인 예지원은 참으로 실소를 하게 만든다.  이 영화를 보다가 문든 든 생각인데, 예전의 '생활의 발견'은 이 영화에 비하면 참 '대작'이었다는 역시 뜬금없는 생각을 했다.  홍상수의 영화에 나오는 남자들은 대부분 찌질이들인데 이 영화의 남자들은 그나마 제일 덜 찌질하게 나온 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제일 찌질했던 남자들은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에서의 이선균.  '북촌 방향'에서의 유준상...  물론 '생활의 발견'과 '하하하'에서의 김상경은 거의 독보적...


그런데 그렇게 찌질하게 입에 바른 소리를 하면서 눈에 보이는 거짓말을 해도 홍상수표 영화의 여자들은 모르는 척 다 넘어가준다는 사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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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인범이다 (2012) / 정병길 감독

 

<스포일러 포함 - 요주의>
이 영화야 말로 평이 극과 극(까지는 아니더라도 많이)으로 갈리더라.  특히 인기있는 평론가 이동진은 이 영화에 대해 혹평을 하였다.  어차피 평론가도 인간이고 나름대로 취향도 있을 것이기에 딴지를 걸 생각은 없다.  단지 다시금 되새기는 것은 평론가의 평이나 별점이나 포털 사이트의 알바 덧글들이나 좋아요 등은 영화를 보기 전에 (다운 받을 때에) 잠깐 고려할 만한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이다.  평이 최악이라고 해도 내가 꼭  봐야 할 영화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는 것이고, 아무리 극찬이 이어지는 영화라도 나한테 안 땡긴다면 그만인 것이 정답이리라.  하여간 주접은 그만 떨고... 난 이 영화 재밌더라.  이게 결론.  감독이 블록버스터를 만들려는 것도 아니었을테고 교묘한 특수효과가 시나리오의 빈 틈을 메워주는 것도 또한 아니고 본격 추리물도 아니라고 한다면, 이 정도의 액션과 유머면 적당하지 않은가?  '내가 살인범이다' 또는  '악마를 보았다' 또는 '올드보이' 등이 사실적인 액션에 앞뒤가 척척 들어맞는 탄탄한 세부 묘사여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이 영화에서 중요한 것은 '내가 살인범이다'라고 말한 놈이 진짜 살인범이 아니었고 게다가(!!) 그걸 꾸민 장본인이 주인공 형사였다는 점이다.  눈치 무척 빠른 도사들은 처음부터 어느 정도 눈치챌 수 있었을런지는 몰라도 나와 같은 무덤덤이들은 그냥 보다가 '얼라리?'라고 생각하게 한다면 이 영화는 일단 성공.  뭘 더 바랄 것인가.  인간성에 대한 탁월한 이해?  철학?  묵시록적 통찰?  아니지.  그래서 난 이 영화, 나름대로 잘 만들었다고 본다.  시나리오도 괜찮았다. 단지 흠을 잡자면, 조연들이 너무 많다는 점 정도.  사실 이두석을 납치하는 피해자 가족들은 대체 뭐였던가 하는 의아함이 영화를 본 후에도 잠깐 남는다는 점 정도.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 흠이랄까)  개인적으로 정재영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커피가 기억에 남는다.

 

2013/2/1

포스터를 보니...감독은 거기에도 혼자만의 재미(또는 장난)를 추구한 듯 싶다.  이분 재밌는 분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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