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ath is Clear

우리 선희 (2013)

영화2013. 12. 8. 19:55


우리 선희 (2013) / 홍상수 감독


'우리 선희'가 뭔가 했더니 위 포스터에 보이는 세 남자의 '선희'를 말하는 거다.  네이x에서 영화를 검색해보면 눈에 딱 띄는 것이 '어떻게든 한 번 먹어보려고 애쓰는 영화'라는 글이다.  뭐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예전에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을 보면 거기서는 진짜 남자들이 해원을 어떻게 한 번 해보려고 하는 느낌이 많은데 오히려 '우리 선희'에서는 조금 다르게 선희가 남자들을 가지고 노는 듯한 그런 느낌이 있다.  세 남자 모두 각자 선희가 불러서 그녀와 함께 술자리를 갖게 되는데, 선희는 전 애인 문수(이선균 분)에게는 옛사랑의 추억을, 대학 은사 동현(김상중 분)에게는 어린 여자의 환상을, 대학 선배 감독인 재학(정재영 분)에게는 불장난의 욕구를 살살 건드리면서 남자들을 각개 격파...한다는...  선희의 정신세계는 이해하지 못하겠으나 영화의 마지막에 닭 쫒던 개 입장의 세 남자가 창경궁에서 서성거리며 하는 말, "사람들 보는 눈은 다 똑같구나"라고 얘기하면서 내성적이지만 똑똑하고 귀여우며 똘아이 같기도 하지만 솔직하고 용감한 선희에 대해 자기들의 생각을 나눈다.  그렇지만 결국은 아무도 선희를 이해하고 있지는 못하다.  왜냐하면 문수의 말대로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르니까.


뜬금없는 인물의 이민우와 영화 내내 치킨만 두마리 시키는게 다인 예지원은 참으로 실소를 하게 만든다.  이 영화를 보다가 문든 든 생각인데, 예전의 '생활의 발견'은 이 영화에 비하면 참 '대작'이었다는 역시 뜬금없는 생각을 했다.  홍상수의 영화에 나오는 남자들은 대부분 찌질이들인데 이 영화의 남자들은 그나마 제일 덜 찌질하게 나온 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제일 찌질했던 남자들은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에서의 이선균.  '북촌 방향'에서의 유준상...  물론 '생활의 발견'과 '하하하'에서의 김상경은 거의 독보적...


그런데 그렇게 찌질하게 입에 바른 소리를 하면서 눈에 보이는 거짓말을 해도 홍상수표 영화의 여자들은 모르는 척 다 넘어가준다는 사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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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1996) / 홍상수 감독


홍상수의 영화는 보기는 많이 봤는데 사실 기억에 확연히 남는 것은 별로 없고 솔직히 제대로 이해를 했던 것도 거의 없는 것 같다.  그저 영화가 영화답지 않게 날것 같아서 보는이의 얼굴을 남모르게 뜨겁게 만든다거나 참 뻔뻔하다 싶은 느낌을 많이 받았었을 뿐이다.  이 영화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은 그런 홍상수 감독의 첫 감독 작품이라고 한다.  그리고 원작까지 있는데다가 각본은 여러명이서 공동으로 작업하였다.  1996년이니까 내가 뒤늦게 군대를 제대하고 직장에 들어간 해다.  벌써 17년이나 되었다.  그래 당시에 삐삐도 아직 심심찮게 있었을 때고 아직 서울 구석구석에 동네 극장들도 남아 있었을 때였던 것 같다.  예쁘긴 예쁜 이응경과 홍상수 영화에 심심찮게 등장하는 다소 뻔뻔한 안면의 김의성 (죄송.. ^^;;), 얼굴이 좀 달라 보이는 신인시절의 조은숙, 그리고 이제는 추억의 탤런트가 되어버린 박진성까지.  네 사람의 주인공이 이렇게 저렇게 얽히고 섥혀서 술마시고 섹스하고 싸우다가는 어떻게 어떻게 되는 것 같은 그런 이야기.  이후의 홍상수의 영화들 보다는 유머감각은 없는 것 같다.  인물들 관계의 생성과정은 역시 과감히 생략하고 관객들로 하여금 그럴 것이라고 추측을 하게 만들어 놓고 가끔씩 인물 각자의 속마음 같은 것을 슬쩍 보여주는 듯 싶다가도 또 그런가 싶으면 애매하게 뭉뜽그려 놓는 방식은 감독이 처음부터 추구하던 방식이었나 보다.


사람은 혼자 있을 때 가장 솔직해야 하지만, 막상 혼자 있게 되었을 때에 본인의 솔직함마저도 쉽사리 참을 수 없는 부조리한 모습.  가장 인상적이었던 이야기는 보경(이응경 분)이 자신의 장례식을 꿈꾸는 에피소드.  상주에게 밥을 먹이려고 조문객을 막는 보경의 친구의 모습, 라면을 끓여 먹는 남편 동우(박진성 분)의 모습, 친구는 죽은 친구의 남편에게 뭔가 귓속말을 하고, 애인의 장례식에 다른 여자를 데려오는 효섭(김의성 분), 장례식에서 케익을 잘라먹는 사람들...  의미는 애매하지만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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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2012) / 홍상수 감독

 

영화를 보고 나서 딱 드는 생각은 '뜬금 없다'.  역시나 계속해서 뜬금 없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  남자들은 여전히 찌질함의 극치를 달려주고 여자들은 그런 남자들 곁을 박차고 떠나지도 않는다.  어차피 홍상수의 영화는 뭔가 명확하게 이해되는 것들이 아니기 때문에 처음부터 개연성 뭐 그런 것은 포기하였었지만 그래도 끝 장면에 결국 뒷통수 한 방 뎅~~ 맞은 느낌이었다.  "뭐야 이거" 실소 풉...

 

맥주를 한 병 마시면서 봤는데, 보는 중간에 푸하하 박장대소는 아니더라도 그 찌질하고 뜬금없는 모습들이 꽤나 웃기었다.  음...개인적으로 제일 웃겼던 사람은 바로 유준상.  아직도 '다른 나라에서'의 바다에서 괜히 수영하던 모습이 생각나는데 여기에선 '하하하'의 연장선상 인지 뭔지 예지원과 같이 커플로 나오면서 우울증까지.  뒤늦게 하하하.  영화의 시작은 해원이 식당에서 엄마를 기다리다 자는 장면이다.  그리고 중간 중간에 해원은 도서관에서 자곤 한다.  그래서 영화의 내용이 꿈인지 현실인지 대체 뭔지 알아차리기가 어렵다.  어쩌면 해원과 사람들간의 관계만 현실이고 영화의 에피소드들은 모두 해원이 잠깐씩 꾸는 꿈일지도 모르겠다.  잠을 자다가 식당 밖으로 나가고, 잠을 자다가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고...그러다 자는 장면으로 끝.  누구냐 넌?

 

'Nobody's Daughter Haewon' 과연 이건 또 무슨 뜻일까?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분명 떠나는 엄마로 김자옥이 나오는데 왜 해원은 누구의 딸도 아닌거지?  이유없이 담배만 류덕환.  한번 꼬셔봐 김의성.  남한산성 혼자 돌아다니는 아저씨. 지키지 않는 비밀.  사귀면 자는 해원.  등장인물들은 여전히 대화중에 '진짜', '정말'을 남발하면서 거짓을 애기하고...  하여간 여전히 아리송한 홍상수표 영화.

 

 

Split Enz - Nobody Takes Me Serious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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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에서 (2012) / 홍상수 감독

 

네이버에서 많은 영화 검색을 해 봤지만 전문가 평점 > 개봉후 평점 인 경우는 처음 본 것 같다.  전문가들은 이 영화에서 과연 무엇을 본 것일까?  꽤 여러편의 홍상수표 영화를 봐 오면서, 좋아도 하고(생활의 발견, 극장전, 북촌 방향) 갸웃도 거려봤지만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어떤 방문을 제외한 거의 전작), 이 영화만큼 나를 어처구니 없게 만든 것은 또 없었다.   대체 뭐냐 이게.  감독은 대체 뭘 기대하고 각본을 쓰고 영화를 만들었던 거냐.  이자벨 위뻬르는 또 누규?  뜬금없는 김용옥 선생은 대체 왜?  홍상수 감독이 관객의 뒷통수를 좀 치고 싶으셨었다면... 성공!  영화를 꼭 이해하며 보지 않아도 되는 건 알지만 100% 감성으로만 받아들이기에는 내가 너무 이성적인 인간인가보다.  영화 평론가들이 무슨 이유에서 점수를 높게 줬는진 몰라도 개인적으론 별로다.  이자벨 위뻬르, 쉬 이즈 낫 뷰티풀 투 미.  쉬즈 투 올드...  단, 유준상은 뜬금없이 무척 웃긴다.  노래두 잘하구.

 

 

Ian & Sylvia - Mary Anne

이자벨 위뻬르의 극중 이름이 안느 An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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