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미로 (1970)
A Maze of Death (1970) / Philip K. Dick / 김상훈 옮김 (폴라북스, 2011)
필립 K. 딕 걸작선 제 2권. '죽음의 미로'. 지난 번 읽었던 '화성의 타임슬립'과 마찬가지로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서 우왕좌왕하는 인간들의 이야기이다. 이 소설에는 (아무래도) 작가의 종교관 같은 것들이 녹아 들어가 있는데, 소설의 말미에 친절하게도 그 종교관이 어디서 나온 것인지를 얘기해 주고 있다. 소설에서 '신'을 다루게 되면 SF가 아니라 오히려 판타지에 가깝게 되는 경향이 있다. 근래 탐 크루즈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해진 싸이언톨로지 같은 경우는 알기론 신이 아니라 과학기술을 신봉(?)한다고 하니 어쩐지 과학은 신으로 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느낌이다. 필립 K. 딕은 이 소설 '죽음의 미로'에서 가상의 세계를 만들어 내면서 그 한 가운데 종교와 신을 가져다 두었다. 어떻게 보면 살짝 고리타분하고 괜한 억지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해서 불가사의한 신에 대한 호기심을 표현했다고 하면 뭐 나름 흥미로운 면도 없진 않다. 추리소설과 SF소설에 신학을 좀 가미하여 (현재 나의 눈으로는) B-급 감성의 적당한 소설을 만들어 낸 것 같다. 역시나 필립 K. 딕 답게 마지막의 소소한 반전도 매력적이다. 책을 읽으면서 예전에 봤던 영화 'The Imposter'의 장면들이 생각나기도 했다. 이 사람은 꽤나 허무한 사상을 가졌었구나...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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