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ath is Clear

 

We Need to Talk about Kevin (2011) / 린 램지 감독

 

사이코패스 케빈과 그의 어머니 에바의 이야기.

영화는 에바의 현재와 기억을 교차해가며 보여준다.  관객은 영화를 보면서 내내 '케빈이 왜 그랬을까'를 찾게 된다.  결국 그 물음은 에바가 마지막까지 궁금해하는 바로 그 질문이다.  명확한 해답은 없다.  원치 않았던 갑작스런

 

임신이거나, 태교의 부재라거나, 엄마의 방랑벽이라거나, 아빠의 무책임한 피상적 태도라거나, 원래 그렇다거나, 어쨌거나 우리는 이유를 알 수 없다.  단지 사건 이후에도 떠나지 못하고 (혹은 떠나지 않거나) 케빈의 행위에 대한 비난을 대신하여 받는 엄마 에바의 행위를 보면서 우리는 뒤늦은 어렴풋한 깨달음을 눈치챌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영화의 제목대로, 관객들은 케빈에 대하여 '얘기'를 해봐야 한다.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서구적인 양육이랄까 하는 것에, 이상한 것을 감지했다.  아이가 잘못을 해도 당최 야단을 친다거나 꾸짖지를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살 속에 박힌 얼음 조각 처럼 섭섭함이 미움이 녹아내리지 못해 결국 동상으로 잘라내 버릴 때 까지 놔두게 되는 것이 아닐까도 생각해본다.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는 이성이 이해할 수 없는 관계이다.  그래서 계산 없이 싸울 수도, 때릴 수도, 미워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유가 무엇이건, 자식이 부모에게, 부모가 자식에게 뭔가 잘못을 하였다면 얘기해야 한다.  에바는 케빈에 대하여 아무하고도 얘기하지 않았다.  차라리 케빈에게 화를 냈었더라면, 소리지르거나 울어주거나 안아주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케빈에 대하여 얘기해 봐야 된다.

 

 

David Sylvian - Bridgewater Hall, Manchester (24 Sep 2003) Live bootleg 中 The Good 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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