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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 (2010) / 임순례 감독

 

솔직하게 말하자면 이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이라는 영화를 알게 되고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드라마 '최고의 사랑'을 보고 나서 공효진의 구애정 캐릭터에 며칠 푹 빠져 있을 때 였다.  그런데 이 영화 공짜로 다운 받기에는 좀 희귀한 영화임을 발견, 몇 달 후 결국 돈을 내고 다운 받았다.  물론 그 몇 달 동안 '파스타'라던가 '가족의 탄생',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행복'을 보면서 공효진 배우 자체에게는 슬슬 흥미가 떨어지긴 했어도 나름대로 인기배우인데다가 자기의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 여배우의 대중에겐 그다지 많이 알려지지 않은 영화를 보고 싶은 정도의 관심은 남아 있었다.  그래서 결론은?

 

영화의 제목과 초반 20여분을 봐서는 그냥 소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그저 드라마인가 생각할 수 밖에 없었는데, 이후 주인공 선호(김영필 분)가 '맙소사'라는 절에 우연찮게 들르기 시작하면서 현실과 판타지가 뒤섞이기 시작하면서 영화가 비틀어지기 시작했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보는 이에 따라서 호불호가 많이 갈릴만한 내용.  그래도 원래 '현실 판타지'를 선호하는 나에게는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나도 저런 여행을 해봤으면 하는 바램이 있어서랄까.  아무 생각 없이 가다 서다 취하고 깨고를 반복하는 여행.  우연찮은, 아니 우연을 가장한 만남들.  아무 말 없이 멀뚱멀뚱 쳐다보는 숫소 한수/피터(먹보 분)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판타지.  원작자와의 인터뷰를 읽어 보니 원작 소설에서는 선호와 한수가 대화를 한다고...  그렇다면 조금 이해가 가는 듯도 하다.  선호의 술취함, 꿈과 한수의 꿈이 뒤섞여 시공간을 뒤흔들어 버린? ㅎㅎㅎ  그 중심엔 절 '맙소사'가 있고 결국 그 절은 불타 없어지고 맙소사(뜻: 기막힌 일을 보거나 직접 당했을 때 내는 말) 즉 기막힌 일들이 다 마무리가 되어 영화는 끝나게 된다.  그러니까 선호가 맙소사에서 스님과 곡주를 마시다가 절 벽에 그려져 있던 소가 움직이는 것을 본 후부터 현실이 환상으로 연결되기 시작하여 술에 취한 건지 잠에 취한 건지 현수(메리-공효진 분)에게 취한 건지 아니면 이름을 갖게 된 소 한수의 눈에 취한 건지 하여간 환상속을 헤메이다가 나름 기막힌 일을 겪고 나서 결국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는...

 

보면서는 '이거 불교영환가?'하기도 했었는데 하여간 낮술에 취한 것 같은 영화의 몽환적인 내용은 역시나 흥미로웠다.  그리고 화면발도 상당히 괜찮았다는.  특히 선호와 한수가 바닷가에 있던 장면은 정말 멋졌다.  '부조리'의 상징 공효진도 여전히 매력적이고... 헤헤헤.  '로맨스 조'에서 봤던 배우 김영필도 한석규 스타일의 발음이 꽤나 듣기 좋은 목소리를 가졌더라.  부담없는 외모이니 앞으로 배역을 잘 선택하면 장수할 수 있는 배우가 될 듯 싶다.  원작 소설을 읽어 보고 싶을 정도로 만든 영화.  개인적으로 애매모호하지만 행복을 기대케하는 마지막 엔딩이 특히 마음에 든다.

 

If you miss the train I'm on, you will know that I am gone
You can hear the whistle blow a hundred miles,
a hundred miles, a hundred miles, a hundred miles, a hundred miles,
You can hear the whistle blow a hundred miles.

Lord I'm one, Lord I'm two, Lord I'm three, Lord I'm four,
Lord I'm 500 miles from my home.
500 miles, 500 miles, 500 miles, 500 miles
Lord I'm five hundred miles from my home.

Not a shirt on my back, not a penny to my name
Lord I can't go a-home this a-way
This a-away, this a-way, this a-way, this a-way,
Lord I can't go a-home this a-way.

If you miss the train I'm on you will know that I am gone
You can hear the whistle blow a hundred mi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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