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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소설 (2002)

영화2012. 11. 18. 19:20

 

연애소설 (2002) / 이한 감독

 

벌써 10년이나 지난 영화.  일찌감치 떠난 이은주가 아직도 예쁜 손예진과 나왔던 영화다.  2002년에 난 뭘 하고 있었을까. 회사를 다니고 있었을테고, 소개팅을 심심찮게 했던 것 같다. 그 외엔 뭐 별로... 아마도 그 때에는 이 영화를 그저 죽을 병, 아마도 백혈병일 것 같은, 예쁘지만 일찍 죽어야 하는 두 여자의 얘기로 봤었을 것이다.  왜냐면 그때는 아직 어렸었고(-_-) 아무 경험이 없었으니까. 그런데 이제, 10년이 지난 후, 결혼을 하고, 아이를 둘 낳고, 사랑하는 이를 먼저 보내고, 모국을 떠난 지금, 이 영화를 다시 보니 극중 지환(차태현)에게 공감하게 되어 버렸다.  이런 류의 영화를 보게 되면 관객들은 대부분 아무래도 극에서 더 안스러운 쪽, 아무래도 공감하기 쉬운 쪽(감독이 이끌어 나가는)의 입장이 되기 쉬울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먼저 떠나 가다니... 뭐 이렇게.  남겨진 이의 슬픔은 그저 부차스럽게 보이거나 그냥 그렇게 또 살아나가는 것으로 보여지기 쉽다.  그런데 막상 남겨진 이에게는 한 사람의 죽음이 세상의 끝임과 동시에 다른 세상의 시작이 되어 버린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앞으로도 더 끌고 나가야 하는 것이다.  이런 감정을 이제서야 보게 되었다.  그래서 이 영화 다시는 다시 보고 싶지 않다.  수인과 경희가 불쌍해서가 아니라 지환이 너무 안돼 보여서다.  이런 일은 한 번이면 되는데 지환이는 두 번이나 겪었으니.

 

 

Tir Na Nog - Our Love Will Not Dec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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