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ath is Clear

Vitus (2006)

영화2013. 3. 2. 10:58

Vitus (2006) / Fredi M. Murer 감독

 

'모두가 꿈꾸는 특별한 아이' 비투스.  아마도 많은 부모들이 비투스와 같은 천재가 자기들의 아이였으면 하고 바랬을 것이다.  이 말을 이렇게 과거형으로 하는 이유는, 나도 그랬었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이를 낳아보면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물론 천재와 바보 사이에선 천재를 선택하겠지만, 천재와 평범 중에 선택하라고 한다면 (부모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평범을 선택하지 않을까.  천재는 안스럽다.  안스럽다 못해 어쩔 때는 불쌍하기까지 하다.  영화속의 비투스는 음악 뿐만 아니라 모든 부분에 있어 평범함을 훌쩍 뛰어넘는 천재이지만 그의 소년의 삶은 행복하지만은 않다.  그리하여 비투스는 무언가를 행함으로써 '선택'하게 된다.  그 선택의 결과로 엄마는 괴로워하지만 비투스는 오히려 행복해진다.  뭐 이렇게 보면 영화의 내용이 꽤나 심각한데 그렇다고 관객은 괜한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바로 천재 비투스가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수많은 영화를 봐 왔다고 생각하지만 이 영화같이 무턱대고 순진한 해피엔딩은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일찍, 모든 것을 다 알아버린 비투스의 모습을 내 아이들에게서 보고 싶진 않다.  이건 영화다.  그것도 스위스 영화.

 

영화속 부모는, 물론 많이 닦달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아이를 인격체로 대해주는 모습을 보여준다.  할아버지 또한 손자를 친구같이 대해준다.  내가 닮아야 할 모습이다.  아이를 내 소유물같이 생각하면 안된다.  이 땅에서 나는 그들을 돌봐주는 사람일 뿐이다.  내가 손에 쥐고 흔드는 꼭두각시가 아니다.  그들의 의견, 생각 등, 나아가선 나의 삶과 그들의 삶을 함께 공유하며 부대끼며 티격태격 살아가는 것이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해 주었다.  음악도 좋고, 부담도 없고, 부모의 모습을 다시금 되돌아보게도 하는 괜찮은 영화였다.

 

Mozart Piano Sonata No. 2 in F Major - III Presto / Glenn Gou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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