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의 구 (2009)
절망의 구 (2009 예담) / 김이환 장편소설
요새는 '멸망'에 관한 이야기들이 꽤나 많이 나온다. 이제 빌딩 한 채, 배 한 척의 재난이 아니라 인류의 재난과 위기에 대해 많이 이야기 한다. 어쩌면 이런 것들이 이미 (어떤 종류의) '사건'이 보이지 않지만 눈앞에 다가와 있다는 반증이 될 수 있진 않을까. 아니면 이렇게 대중들을 교육/훈련시켜 실제로 이런 일들이 벌어지더라도 무덤덤하게 받아들이고 순응하도록 세뇌시키는 걸까. 이 소설은 이와 같은 많은 멸망의 이야기 중에 우습게도 우리나라에 벌어지게 되는 밑도 끝도 없는 재난의 이야기다. 술술 잘 읽히지만 에피소드가 좀 지루하다는 것이 단점이랄까. 하지만 하루만에 뚝딱 다 읽어버릴 수 있을 정도로 재미있기도 하다. 개연성 그런거 따지지 말고, 디테일에 목 매지 않으면 심심풀이용 소설로 딱. 따라서 영화적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영화화 되기에는 난관이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만일 만들어 진다면 블랙코미디로 컬트스럽게. 어쩐지 간츠가 떠오르기도 하는 '절망의 구'. '멀티 문학상'이라는 정체불명의 쟝르 네임은 대체 또 뭘까? SF도 아니고 공포도 아니고 추리는 더더욱 아니고...그럼 판타지? 100% 개인적인 의견. 매콤한 라볶기를 즐겁게 먹고 난 후에야 입속에 남는 텁텁함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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