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ath is Clear

 

남쪽으로 튀어 (2012) / 임순례 감독

 

일본 소설가 오쿠다 히데오의 '남쪽으로 튀어'의 한국판 영화.  소설을 읽은지가 오래되어 원작이 다 기억 나지는 않지만 그래도 큰 줄거리는 같은 것 같다.  사실 국가가 나라는 개인에게 해 주는 것이 무엇이냐...묻는다면 나도 딱히 할말이 없기 때문이다.  세금의 어이없는 면도 그렇기도 하고.  물론 디테일하게 파고 든다면야 논리와 이론에 약한 개인이 이 세상에 맞서 싸우는 것 또한 어이없는 일일 수 있지만 이 소설과 영화는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하는 단순한 진리를 판타지스럽게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하긴 서로서로 짜고 치는 고스톱 판에서 갈 곳이 어디 있겠느냐마는...

 

'타짜'에서 부터 카리스마넘치는 아귀 역으로 단숨에 명성을 얻은 김윤석은 같은 캐릭터를 너무 많이 연기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말투나 행동 방식이 영화마다 비슷비슷하다.  나에겐 그것이 이 영화 보기를 주저하게 만드는 큰 요소였다.  타짜-추적자-황해-도둑들...  다행히도 이 영화에서의 그 캐릭터는 잘 맞아 떨어졌었어서 다행이다.  부인 역의 오연수 캐릭터가 알게 모르게 많이 도움을 준 듯 싶다.  정말이지 '연가시'에서의 문정희에 이어 '남쪽으로 튀어'의 오연수는 바람직한(문자 그대로...) 아내 상을 그리고 있지 않은가... (-_-);;  정말이지 신념에 힘을 실어주는 가족의 보이지 않는 믿음과 신뢰야말로 大業의 완성이 아닐까 살짝 생각해본다.  한편 개인적으로 (특히 우리나라) 학교 교육에 신뢰를 잃은 나의 생각도 영화에 동감하는 마음을 더해줬던 듯.  진정한 의미의 카리스마 넘치는 김윤석, 아니 '최해갑'은 정말 멋있다.  하지만 동시에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그럴만한 위인이 못 된다는 점.  그래서 영화에 더욱 공감.

 

강추까지는 아니더라도 해피하고 밝은 이상주의자 삐딱이의 영화.

 

 

2009년 Montreux에서 노익장을 과시하는 Yes의 South Side of the 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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