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2013)
신세계 (2013) / 박훈정 감독
'세 남자가 가고 싶었던 서로 다른 신세계' 영화 카피가 멋지다.
결국 신세계로 간 사람은 구세계로 돌아오고 싶어했던 이자성(이정재 분) 뿐. 나머지 둘은 각자의 신세계를 목전에 두고 살해당한다. 영화를 다 보고 나면 불현듯 '신세계'라는 영화 제목이 이해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잘 지은 제목이다. 최민식이 나와서 그런가, 영화는 어쩐지 '악마를 보았다'와 비슷한 잔인함으로 다가온다. 위의 포스터에 나온 엘리베이터 씬은 어쩐지 '악마를 보았다'의 택시 씬을 연상시킨다. 방금 검색을 해 보니 역시 박훈정이 '악마를 보았다'의 각본을 쓴 사람이었구나. 왠지 많이 닮았다 싶었더니 그랬었군...
이 영화는 역시 황정민의 연기에 많은 도움을 받은 것 같다. 사실 이정재와 최민식은 그저 황정민을 거드는 단순한 캐릭터임에 반해 황정민의 '정청'이라는 캐릭터는 무척 잔인하면서도 정을 놓지 못하는 이중적인 복잡한 감성의 인물이다. 어쩐지 광기를 비추는 황정민에게 잘 맞는 역할이었던 것 같다. 나는 황정민이 하는 연기를 그다지 인정하지는 않는 편이었는데 (왜냐하면 +α로 살짝 더 과장된 모습을 보여준다고 생각하기에) 이번에 이렇게 캐릭터 자체가 그걸 지원해주니 이제서야 딱 맞는 것 같아 보였다. 언제부턴지 정의에서 불의로 한 발짝 옮겨선 최민식도 이제 좀 맛이 가셨나... 더욱 불의한 캐릭터로 돌아오길 또한 바래본다. 이정재는 뭐...언제나 똑 같은 헤어스타일. '하녀' 이외에서는 그닥 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고...
올 초에 '신세계'-'분노의 윤리학'-'베를린'이 비슷한 시기에 개봉을 하면서 아무런 정보도 없는 상태에서 제목만보고 분노의 윤리학>신세계>베를린 순으로 마음을 두고 있었는데, 지금 모두 본 결론은 신세계>베를린>분노의 윤리학. 그래도 셋 다 기대보다 재미있었다. 그래도 올해의 영화는 아직까진 '신세계'로 해 두련다.
Strawbs - 新世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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