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정원 (2013)

The Garden of Words (言の葉の庭, 2013) / 신카이 마코토 감독

한시간도 안되게 아주 짧은 하지만 고 퀄리티 그림과 배경음악 그리고 약간 감성을 자극하는 로맨스 이야기.  신카이 마코토은 오래 전 부터 혼자서 개인 작업으로 애니매이션을 만들어내는 작가로 알고 있다.  그의 초기 '별의 목소리'는 DVD로 먼지가 쌓인 채 나의 CD장 위에 놓여있다.  이후 (포스터에 나와 있는) '초속 5센티미터'나 '별을 쫓는 아이'는 보지 못했지만 아직 이쪽에서 계속 일하고 있는 줄은 사실 몰랐다.  2013년의 신작 '언어의 정원'.  원제는 '言の葉の庭'로 사실 '언어와 잎의 정원'이다.  비가 오는 날, 아침에 도심의 공원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고등학교 남학생과 이십대 후반 여자의 아련한 로맨스.  학생은 뭐랄까 또래보다 정신적으로 성숙한 편이고, 여자는 나이에 비해 무척 연약하다.  뭐 이런 내용은 접어두더라도 이 애니매이션은 (물론 일본적 감성이 물씬 풍기기는 해도) 그림이나 구도의 영화적 퀄리티가 상당히 높은 면에서라도 점수를 받을 만 하다.  실사 영화에서 배우의 연기로는 잡아 내기 어려운 감정과 분위기를 만화는 마음껏 표현 할 수 있는 것 같다.  같은 로맨스-드라마라고 해도 실사의 영화가 아무래도 현실적인 느낌을 전달하는 반면, 애니매이션은 '뭐 아무래도 좋아'식의 비현실적인 감성을 전달해 주기 때문일까.  개인적으로 애니메이션도 마음에 들었지만 배경 음악도 상당히 잘 사용되었다.  비오는 날 여름의 푸르른 공원과 연못에 피아노의 선율이 잘 어울렸다.  그리고 마지막 타이틀이 올라가면서 나오는 Motohiro Hata의 Rain이란 노래...  잘 어울리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신카이 마코토.  더 이상 혼자서 작업을 하지는 않고 이제는 인디에서 벋어나 메인으로 진입한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작품을 만들어 내는구나.  재능과 열정이 부럽다.

Motohiro Hata - R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