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ath is Clear

자칼의 날 (1971)

2013. 9. 20. 11:11


자칼의 날 (The Day of Jackal, 1971) / Frederick Forsyth / 석인해 옮김 (동서미스터리북스)


초반부는 약간 지루하게 배경을 깔다가 중반부부터 주인공 자칼이 등장하면서 이 스릴러 소설은 가속도가 붙기 시작한다.  드골의 암살을 도모하는 킬러와 그것을 막으려는 프랑스 정부쪽의 노력이 주된 내용이다.  결말이야 뻔하다 하더라도 그 결말을 향해 치닫는 속도가 무척이나 박력있게 느껴진다.  내가 읽은 이 버젼은 동서미스터리북스 시리즈 중 한 권으로, 초판이 무려 1977년이다.  그리고 잘은 모르지만 번역자 석인해 씨는 이력이 와세다 대학 전문학부 졸업에 홍익대, 충남대 교수를 역임하였다고 하니, 어쩌면 일본판을 우리말로 재번역했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번역이 형편없다는 것은 아니다.  원작이 1971년인데다가 내용이 역사적 사실을 소재로 하고 있기 때문에 그래도 당시의 느낌을 주는데 더 적합하지 않은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책을 읽는 동안 언젠가 브루스 윌리스가 자칼로 등장했던 (그다지 재미는 없던) 영화에서 브루스 윌리스의 안 어울리는 금발이 생각나곤 했다.  그리고 소설은 3인칭의 아주 중립적인 차가운 시선으로 서술해 나가기는 하지만, 주인공이 남성-마초 스러운 외모에다가 지적 능력도 뛰어나고, 반면에 그를 추적하는 르벨은 상대적으로 (능력은 물론 뛰어나지만) 찌질해보이게 묘사가 되어 있기도 해서 어떤 때는 자칼이 모든 방해를 무릅쓰고 드골의 암살을 성공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도 가지게 되더라는...  물론 드골이라는 실존 캐릭터가 소설에 설명되어 있는 것 같이 독재적이고 무척이나 정치적인 안하무인의 군부 냄새가 폴폴 나기 때문에 작금의 우리의 현실에 비교해 볼 때 미워보이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사족으로 책의 커버는 드골같아 보이기보단 오히려 보르헤스 같아 보인다.  출판사에서 조금 잘 못 선택한 듯 하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뉴로맨서 (1984)  (0) 2013.10.16
꼬리 아홉 고양이 (1949)  (0) 2013.09.29
It's a good life, if you don't weaken (2004)  (0) 2013.08.21
4페이지 미스터리 (2005)  (0) 2013.08.18
프라이데이 (1082)  (0) 2013.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