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ath is Clear


더 테러 라이브 (2013) / 김병우 감독


한마디로, 영화의 개연성, 하정우 다 집어치우고, 이 영화, 결말 하나 만으로 나는 감독에게 박수를 보낸다.  자, 이 영화에 나오는 등장인물 중에 정상인 인물은 하나도 없다.  주인공 윤영화(하정우 분)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성공을 위해 부인까지도 짓밟는 사람이다.  테러범, 박노규의 아들.  말할 것 없고.  보도국 국장(이경영 분)?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이다.  권력의 앞잡이로써 손색없는 뻔뻔함을 보여준다.  타 방송국 앵커(최진호 분)?  역시 자신과 자신이 속한 방송국의 이익을 위해서 얼굴마저도 표정이 없는 '인형'이다.  청와대 국가 위기 관리실 비서관.  국가 위기를 관리하나 대통령의 위기를 관리하나.  대 테러 센터 팀장(전혜진 분).  첫 대사.  "말씀하지 마세요.  테러범 요구에 일일이 대꾸할 것 없어요."  테러 진압의 목적보다 구라로 위기를 모면하려는 모습.  경찰청장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무식의 극치를 보여준다.  이 등장인물들은 모두 각 분야의 프로토 타잎이다.  방송은 사실을 보도한다는 명목하에 권력의 눈치를 보며 진실을 억누르려 발버둥을 치고, 국민을 테러로 부터 보호해야 하는 사람은 테러의 해결을 테러'범'의 검거로만 이해하며, 궁극의 대통령은 자신을 노리지도 않는 사건에 지하 벙커(굉장하지 않은가)에 숨어 있다가 마지막에 나와 테러범과 대화를 하지 않을 것을 자랑한다.  이게 지금 우리나라의 상황이다.  다리가 폭파되고 건물이 폭파되어 붕괴되고 일반인 수십명이 죽어 나가도 우리의 이 나라는 꿈쩍도 하지 않는게 작금의 실상이다.  감독은 기울어가는 마포대교 상판 위의 여기자를 통해 이야기한다.  '여론을 움직이면 사과 받을 수 있다'고.  힘을 모으라는 얘기다.  국민이 뭉치자는 얘기 아니겠는가.  아직 친일파에 의해 왜곡되는 역사를 보고만 있는 나라.  대통령이 돈을 위해 나라의 기간을 팔아치우는 나라.  돈을 많이 벌수록 세금을 적게 내도 아무 말 안하는 나라.  바다가 후쿠시마 산 방사능이 오염이 되었는지 안 되었는지도 알려주지 않는 나라.  우리나라, 정말 좋은 나라 맞나?  여의도 쌍둥이 빌딩 옆에 있던 빌딩이 넘어지면서 국회의사당을 덮치는데 이걸 보고 말도 안된다고 엉터리라고 뭐라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무식에 또한 박수를.  감독이 몰라서 그랬겠는가.  참으로 답답한 현실이다.  


이제는 좋은 면을 보자.  이런 영화가 만들어지고 흥행에 성공하는 것은 아직 우리에게 희망이 있는 것일지도.  우리는 안돼, 내가 이런다고 뭐가 되겠어 하는 것 보다는 내가 진실에 올바름을 바라 볼 수 있을 때 부터 새로운 길이 열리기 시작할 수도 있다.  우리가 자라면서 들어 왔던 '모르는게 약이다'라는 속담은 아마도 위에서 만들어 진 것.  이제는 '아는 것이 힘이다'만을 우리 아이들에게 가르쳤으면 한다.  이제는 알아야 한다.  그리고 직시해야 한다.  내가 못 하더라도 우리의 아이들이 나중에 자라서 고쳐나갈 수 있도록, 나는 굴하지 않고 바라보고 나의 생각으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보여주고 들려주는 말에 현혹되지 말자.  내가 보고 내가 듣잔 말이다.  김병우 감독.  다음 영화 다시 꼭 만들길 바란다.  이 기세 잃으면 우리 정말 답답해진다.


참으로 미운 캐릭터들... 배우분들 잘 연기하셨다.  진짜 싫더라는.


'인질이 죽어야 테러가 끝난다'  이렇게 바꿔보자.  '인질만 죽으면 테러는 끝난다'

그럼 인질은 테러범이 죽이는 건가 누가 죽이는 건가? 헐!



WWIII - Time for Terr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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