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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의 신 (2013)

드라마2013. 10. 23. 17:05


직장의 신 (2013) / KBS 드라마


23/10/2013

4화까지.  1-2화는 무척 웃기면서 재미있었고 3-4화 가면서 조금 지루해지고 평이해지는 느낌.  장규직(오지호 분)은 행동거지가 너무 얄밉고 미스김(김혜수 분)은 너무 늙어보이며 정주리(정유미 분)와 무정한(이희준)은 또 너무 순둥이로 나오는데...  식품회사의 직원들이 정규직, 비정규직 막론하고 그렇게 연봉이 진짜로 적은가 궁금하다.  정말로 비정규직 연봉이 1300~1500밖에 안되는건가?  한달에 100만도 안된다는 건데... 이건 좀 너무한데?


30/10/2013

다 봤다.  중간에 조금 맥이 빠지면서 지루해지는 경향이 없지 않았지만 그래도 대체적으로 즐겁게 봤던 것 같다.  처음 이 드라마를 보면서 놀랐던 것은 (위에도 썼지만) 직장인들 연봉을 너무 낮게 잡지 않았나 하는 것이다.  이게 올해 드라마인데 실제 상황인지 아니면 극적으로 조금 더 낮춘 건지 정말 궁금하다.  메이져 식품회사의 연봉이 그정도라...  어차피 미스김(김혜수 분)이야 완전한 허구의 캐릭터라손 치더라도 따지고 보면 무정한(이희준 분)도 세상에 없는 팀장이요 장규직(오지호 분)도 시대에 뒤떨어진 과거의 잔상 아니겠는가.  그래도 근근히 동감할 수 있었던 것은 나도 벌써 20년 가까이 월급을 받아 생활하는 월급쟁이요, 나름대로 회사의 이런 저런 면들을 봐 온 유경험자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회사 내 임원들 간의 보이지 않는 알력과 라인, 그리고 정치논리는 직원을 단순하게는 로봇으로, 극중 표현으로는 크리스마스 트리의 '전구'로 간주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 아닐런지.  그리고 나도 미스김과 같이 회사 내에서 가능하면 친구나 선후배 관계를 맺고 싶어하지 않는단 면에서 다시 한 번 더 공감.  상처를 받기 싫어서다.  한 10여년 전에 회사의 비슷한 또래 누군가가 내게 친구같이 지내자고 얘기했을 때 단호히 거절하던 내 모습이 다시 기억난다.  물론 그 이후 그 사람과의 관계는 이도 저도 아닌 애매모호한, 굳이 얘기하자면 껄끄러운 관계가 되어 버렸는데, 그 결과가 나로하여금 내 행동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게 만들기는 커녕 더욱 그 생각을 굳히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 사람은 내게 그렇게 다가와서는 안 되는 것이었단 말이다.  직장내 동료를 가족으로 생각하는 것은 이상적이기는 해도 바람직하지는 않은 행태라고 본다.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서로의 이익에 누가 되지 않도록, 그리고 각자에게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  이런 면에서 단연 미스김은 '직장의 신'이라 불리울 만 하다.


나는 지금 호주에서 일하고 있다.  여기에도 '비정규직'은 존재한다.  하지만 여기에선 정규-비정규로 얘기하지 않고 permanent-contract로 부른다.  물론 소위 '알바'는 논외.  일반적으로 호주에서 기업체 계약직(비정규직) 페이는 일반 직원보다 훨씬 높다.  회사에서 연금을 책임지지 않고 세금도 신경쓰지 않으며 휴가에 관여하지 않기 때문에 높을 수도 있지만 어떤 면으로는 계약직으로 고용된다는 것이 professional하게 일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기 때문이라고 보여진다.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에 제 값을 받고 일한다는 것.  하기야 신문지상에서 가끔 볼 수 있듯이, 이곳 호주의, 말하자면 우리나라 '알바'의 급여도 우리나라에 비하면 꽤나 높은 수준이니 사회적 구조가 많이 다르긴 하다.  그래도 우리나라에서도 비정규직의 노동착취, 임금갈취는 사라졌으면 좋겠고, 정규직이건 비정규직이건 미스김같이 능력으로 대우받는 문화가 정착되기를 바래본다.  이렇게 가면 또 너무 삭막하려나?  사람은 많고 일자리는 적고... 이게 문젠지.  아니면 너도나도 좋은(?) 자리만 찾는 직업의 귀천 문제도 있을지...  쉬운 문제는 아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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