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ath is Clear

타인의 멜로디 (2013) / 양영철 감독


영화는 가출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아이들은 왜 가출했는가?  모두들 짐작할 수 있지만 또한 애써 부인하고 싶은 불편한 진실.  집이 집같지 않기 때문이다.  청소년 상담을 하던 아내에게 예전에 들었던 얘기가 있다.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들의 대부분은 알고보면 가정이 정상적이지 않다고.  그러니 아무리 (상담)교사가, 어른들이 떠들어봐도 그들을 치유(?)할 수 없는 것이겠지.  왜냐하면 그 아이들을 이해할 수 조차 없으니까.  그렇다면 제일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역시 이해와 따뜻한 시선일지도.


뭐 그리 극적이지도 않고 강한 임팩트는 없는 영화지만 가출 청소년의 이야기를 담담한 시각으로 그려냈다는 점에서 영화의 존재 자체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다양한 시각과 사례가 있겠지만 가출이라는 단어 하나에서 느끼는 불량감이라던가 거북함은 어쩌면 우리가 그렇게 교육받아왔기 때문에 그리 느끼는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마치 대마를 마리화나로 바꿔 부르면서 나쁜 마약이라는 개념을 심었던 것처럼.  비록 이 영화의 사례가 그 전부는 아니라하더라도 개인적으로 충분히 가치는 있는 작업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런 면에서 감독에게 박수를.  사실 어른들만 잘하면 아이들의 문제는 노력에 비해 훨씬 더 큰 결과를 얻을 수 있을텐데.  나만이라도 우리 아이들을 아이들이라 무시하지 말고 한 사람으로써, 한 인간으로 존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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