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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인범이다 (2012) / 정병길 감독

 

<스포일러 포함 - 요주의>
이 영화야 말로 평이 극과 극(까지는 아니더라도 많이)으로 갈리더라.  특히 인기있는 평론가 이동진은 이 영화에 대해 혹평을 하였다.  어차피 평론가도 인간이고 나름대로 취향도 있을 것이기에 딴지를 걸 생각은 없다.  단지 다시금 되새기는 것은 평론가의 평이나 별점이나 포털 사이트의 알바 덧글들이나 좋아요 등은 영화를 보기 전에 (다운 받을 때에) 잠깐 고려할 만한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이다.  평이 최악이라고 해도 내가 꼭  봐야 할 영화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는 것이고, 아무리 극찬이 이어지는 영화라도 나한테 안 땡긴다면 그만인 것이 정답이리라.  하여간 주접은 그만 떨고... 난 이 영화 재밌더라.  이게 결론.  감독이 블록버스터를 만들려는 것도 아니었을테고 교묘한 특수효과가 시나리오의 빈 틈을 메워주는 것도 또한 아니고 본격 추리물도 아니라고 한다면, 이 정도의 액션과 유머면 적당하지 않은가?  '내가 살인범이다' 또는  '악마를 보았다' 또는 '올드보이' 등이 사실적인 액션에 앞뒤가 척척 들어맞는 탄탄한 세부 묘사여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이 영화에서 중요한 것은 '내가 살인범이다'라고 말한 놈이 진짜 살인범이 아니었고 게다가(!!) 그걸 꾸민 장본인이 주인공 형사였다는 점이다.  눈치 무척 빠른 도사들은 처음부터 어느 정도 눈치챌 수 있었을런지는 몰라도 나와 같은 무덤덤이들은 그냥 보다가 '얼라리?'라고 생각하게 한다면 이 영화는 일단 성공.  뭘 더 바랄 것인가.  인간성에 대한 탁월한 이해?  철학?  묵시록적 통찰?  아니지.  그래서 난 이 영화, 나름대로 잘 만들었다고 본다.  시나리오도 괜찮았다. 단지 흠을 잡자면, 조연들이 너무 많다는 점 정도.  사실 이두석을 납치하는 피해자 가족들은 대체 뭐였던가 하는 의아함이 영화를 본 후에도 잠깐 남는다는 점 정도.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 흠이랄까)  개인적으로 정재영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커피가 기억에 남는다.

 

2013/2/1

포스터를 보니...감독은 거기에도 혼자만의 재미(또는 장난)를 추구한 듯 싶다.  이분 재밌는 분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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