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ath is Clear

Porcupine Tree 다시 듣기 (1)

 

Porcupine Tree - On the Sunday of Life... (1991)

 

1. Music For The Head (2:42)
2. Jupiter Island (6:12)
3. Third Eye Surfer (2:50)
4. On The Sunday Of Life... (2:07)
5. The Nostalgia Factory (7:28)
6. Space Transmission (2:59)
7. Message From A Self-Destructing Turnip (0:27)
8. Radioactive Toy (10:00)
9. Nine Cats (3:53)

10. Hymn (1:14)
11. Footprints (5:56)
12. Linton Samuel Dawson (3:04)
13. And The Swallows Dance Above The Sun (4:05)
14. Queen Quotes Crowley (3:48)
15. No Luck With Rabbits (0:46)
16. Begonia Seduction Scene (2:14)
17. This Long Silence (5:05)
18. It Will Rain For A Million Years (10:51)

Total Time: 75:41
Mostly compiled from two prior cassette releases "Tarquin's Seaweed Farm" (1989) and "The Nostalgia Factory" (1990). CD reissued in repackaged and remastered form in November 1997.

 

1991년 발매.  Progarchives.com에 보면 위와 같이 이 음반은 이전에 발표했던 "Tarquin's Seaweed Farm"(1989)과 "The Nostalgia Factory"(1990), 두 카세트 테잎의 합본+α 라고.  즉, Porcupine Tree가 밴드로서의 모습을 갖추기 이전 Steven Wilson의 원맨밴드 시절에 3년간의(1988~91) 작업의 결과가 결국 Porcupine Tree(PT)라는 이름으로 결실을 맺은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모든 곡은 (당연히) Steven Wilson(SW)의 작사-작곡에다 대부분의 연주까지 혼자서 '처리'한 음반 되시겠다.  그래서인지 기타를 제외한 악기의 연주는 단순하고 곡마다 편차가 심한 것 같다.  예를 들면, 드럼 같은 경우12번의 Linton Samuel Dawson이란 곡에서 들리는 가볍고 단조로운 경망스런 소리와, John Marshall이라는 사람이 드럼을 쳐준 3번에서의 차이.  이 음반은 PT의 1집이라는 것과 prog scene에 SW의 출현이라는 면에서 가치가 있지 앨범의 완성도라던가 음악적인 면의 탁월함에서 의미를 찾으면 안된다.

 

그렇기 때문에 아마도 SW은 King Crimson-Yes-Genesis의 스타일 보다는 싸이키델릭과 프로그의 접점에 있는 Pink Floyd의 스타일을 채택했다고 보여진다.  실제로 곡들을 들어봐도 테크니컬하고 서사적이라기 보다는 (기타 소리도 그렇고) PF같이 메시지에 주력하는 것 같지 않은가?  나는 이 음반을 두 장 갖고 있다.  하나는 1997년 Delrium (DELEC CD 008)이고 다른 하나는 2008년에 일본에서 Mini-LP로 나온 것(IECP-10137)이다.  후자는 일본에서 발매되었지만 음반자체는 2004년 Snapper의 remaster본을 사용한 메이드인 재팬 CD였다.  97년 CD로 쭉 들어오다가 04년 리마스터링 버젼을 들으니 확실히 볼륨은 커졌고 (기본 볼륨이 커지면 음질에 실제 차이가 없더라도 좋게 들리는 경향이 있다) 음질 자체에 대해서는 뭐라 할 말은 (막귀라서 아직까진) 없다.  사운드가 조금 깨끗하단 느낌이랄까.  하여튼 며칠간 계속해서 이 음반을 들은 결과 반복해서 들을 수록 괜찮아진다.  역시 세상의 모든 음악은 개인의 호불호가 있을 뿐이지 나쁜 음악은 없는 것 같다.  이런 생각을 하는 이유는, 이 CD를 예전에 아마도 98-9년 경 사서 몇 번 듣다가 '이건 아니지'하면서 되팔아 버렸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 후에 역시 이렇게 2장을 갖고 있게 되었지만 말이다.  '뮤지컬 박스'에서 허경씨가 썼던 글에서처럼 소위 '듣는 귀(耳)'의 부재.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다.  '듣는 귀(耳)'

 

흔한 음반의 속지처럼 한 곡씩 평을 붙히고 싶지는 않다.  다분히 주관적이고 감정적인 듣기를 객관적으로 쓴다는 것은 속지로 충분하다고 본다.  하지만 지극히도 개인적인 블로깅에 맘에 드는 곡은 굵은 글씨로 표시함으로써 선호도를 수줍게나마 표현하였다.  곡들 마다 편차는 확실히 크게 나지만 SW의 3년 이상의 결과물들인 만큼 부분부분 이후 PT의 행보를 옅볼 수 있는 음반이다.  나는 이미 이들의 최근 음반까지 들어봤으니까.  따라서(!) PT의 1집 On the Sunday of Life...는 6일간 열심히 살고 나서 쉬는 Sunday의 삶처럼 돌아보았을 때 오히려 좋게 들리는 것 같다.  이런 면이 바로 '다시 듣기'가 중요한 이유?  (2013/04)

 

 

Recorded at Tel Aviv, Acoustic version of "Nine Cats", performed by Steven Wil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