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ath is Clear

Porcupine Tree 다시 듣기 (4)

 

Porcupine Tree - Signify (1996)

 

- Delerium 1996 (DELEC CD045)

- Snapper 2004 (SMACD884)

- WHD 2008 (IECP-20118/119)

 

1. Bornlivedie (1:41)
2. Signify (3:26)
3. The Sleep Of No Dreaming (5:24)
4. Pagan (1:34)
5. Waiting Phase One (4:24)
6. Waiting Phase Two (6:15)
7. Sever (5:30)
8. Idiot Prayer (7:37)
9. Every Home Is Wired (5:08)
10. Intermediate Jesus (7:29)
11. "Light Mass Prayers" (4:28)
12. Dark Matter (8:57)

Total Time: 61:53

 

bonus disc "Insignificance" for 2004 Digipack Re-issue:

1. Wake As Gun I (3:39)
2. Hallogallo (3:37)
3. Signify (3:27)
4. Waiting (6:56)
5. Smiling Not Smiling (3:49)
6. Wake As Gun II (2:06)
7. Neural Rust (5:53)
8. Dark Origins (6:54)
9. Sever Tomorrow (6:04)
10. Nine Cats (Acoustic Version) (4:08)

Total Time : 46:29

 

심히 종교에 대해 (특히 기독교?) 안티하다는 느낌을 주는 커버와 곡명들.  아마도 PT의 음반들 중에 가장 외면받는 음반.  바로 1996년 PT의 4집 'Signify'다.  솔직히 나도 이 음반을 사고나서 몇 번 듣지 않았던 것 같다.  이번에 다시 듣기 전에 가지고 있던 생각이 'Signify'는  바로 뒤에 오는 앨범 'Stupid Dream'과 'Lightbulb Sun' 사운드의 테스트 베이스 성격이지 않은가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초반의 실험과 밴드의 셋업이 끝나고 소위 말하는 메인스트림으로의 출전을 준비하는 그런 것 말이다.  그런데 이번 기회에 다시 듣기를 하면서 계속 반복하여 들어보니 나의 그 생각을 바꿔야되지 않을까 싶다.  한동안 계속 반복해서 들어봤는데 들을 수록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전작 'The Sky Moves Sideways'에 비교해 긴 러닝타임의 곡은 없지만 catchy한 프레이즈들이 늘어나고 반복해서 들을 수록 새로운 소리들을 많이 발견할 수도 있는 등, 이 시기에 들어서 비로소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PT라는 밴드로써의 초석을 다지게 되는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되었던 음반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 한 가지 불만이 있다면 Sever에 쓰인 전도집회 인도자의 목소리 분위기와 특히 그 사악한 웃음소리.  진짜 마음에 들지 않는다.  (^^);; 내가 기독교인이라서가 아니라 아마 많은 사람들이 그 웃음소리와 "...the only way to survive is on your knees..."라는 말이 주는 혐오감을 느끼리라고 생각한다.  SW의 연출이라고 보여지는데 이런 음향 연출은 이후 슬슬 자취를 감추게 된다.  일견 floydian cliche?  반대로 좋은점도 말하자면 나머지 멤버들의 자리잡음이랄까.  이제 밴드의 멤버로 완전히 터를 잡고 자신들의 기량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PT 내에서 SW와 RB는 정형화된 깔끔한 연주가 아니라 부유(flaoting)하고 분위기를 주도하는 식의 연주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CE과 CM의 리듬파트 연주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CE는 현란한 베이스는 아니지만 묵직한 중심을 잡아주고 CM는 여차하면 너무 심각해질 수 있는 음악을 아기자기한 드러밍으로 음악을 순화 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이 음반은 시간을 두고 여러번 반복해서 들어봐야 한다.  세상에는 소비해 버리는 음악과 소장해야할 음악이 있다고 하면, 'Signify'는 분명히 후자다.  첫 인상만으로 저평가 받기에는 아까운 음악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흘려 보냈던 음악을 다시 듣기 하는 것이 무척이나 기쁜 일임을 다시 발견하게 되었다.

 

2004년 재발매는 2CD로 발매되었는데, 예전에 따로 찍어냈던 'Insignificance'를 그 두 번째 CD로 포함하고 있다.  본 반의 leftover 또는 outtrack들을 담고 있는데 팬들에게는 좋은 부록이 된다.  재밋는 것은 'Wake As Gun I'이 'Stupid Dream'의 어떤 곡과 많이 비슷하게 들린다는 점.  그게 어떤 곡인지 찾아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

 

 

Live from Anesthetize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