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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가시 (2012)

영화2013. 5. 31. 16:08

연가시 (2012) / 박정우 감독

 

작년에 예상외의 흥행을 해서 한동안 많이 언급되던 영화라고 기억한다.  아마 10대들에게 어필해서 성공했었다지?  어떻게 보면 재난 영화의 큰 틀에선 벗어나지 못한 쏘-쏘 한 영화인 것 같기도 한데 보다보니 그래도 그냥 저냥 끝까지 보게 만드는 저력 정도는 확실히 있는 영화인 것 같다.  흔히 외국의 비슷한 종류의 질병 재난 영화에서, 예를 들자면 그 옛날 더스틴 호프만과 르네 루소의 Outbreak나 비교적 최근 맷 데이먼의 Contagion같은 영화에서는 영웅적인 학자 또는 연구원의 활약에 힘입어 질병의 치료법이 밝혀지는 등 개인의 활약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반면에 이 '연가시'에서는 비록 고학력의 주인공이 등장하긴 하지만 그가 치료법을 발견하는 것도 아니요 원래 비상한 머리를 쓰는 것도 아닌 그런 신선함이 있다.  게다가 역시 세대 비판스럽게 공무원(특히 보건 복지부)의 행동 방식(!)과 돈을 위해 변종 연가시를 퍼뜨리는 경영자(와 떨거지들), 또한 제약회사 영업맨의 접대 방식을 보여주면서 현 의사들의 정신상태(!)들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이 영화는 질병-재난-괴물 영화가 아니라 그저 괴물스런 연가시를 소재로 한 세대 비판 영화라고 이 연사 외쳐보는 바이다... 쿨럭 쿨럭...  박정우 감독의 다음 영화도 살짝 기대됨.

 

이유는 좀 그러한데, 여하튼 영화 '연가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배우는 역시 문정희가 아닐까 싶다.  이미지가 단아해 보이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약간 남성을 도발하는 듯한 면도 있는 배우라고 (나는)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재난 영화에서 가장으로써의 역할을 힘들어하는 김명민에게 진짜 짜증 한 번(도!) 내지 않고 끝까지 믿어주는 그야말로 조강지처와 현모양처의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다.  역시 나도 신뢰를 듬뿍 받는 남편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는 남자인지라 문정희가 상당히 예뻐보이더라는...  그래서인지 인터넷에서 연가시를 검색해 보면 문정희의 이름이 많이 눈에 띄는 것 같기도 하다.  ^^;;

 

굳이 결론을 맺자고 한다면, 영화속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내용이지만 문제를 다루는 방식이나 해결책을 나름 한국적으로 잘 각색한 영화라고 보여진다.  따라서 수준 낮은 영화라고 아주 무시해 버릴 수는 없는, 아이디어의 반짝임을 순간 느낄 수 있었던 영화.

 

 

Dronning Mauds Land - Parasi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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