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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삼촌 브루스 리 / 천명관 장편소설 (예담, 2012)

 

'고래', '고령화 가족'에 이어 세 번째로 읽은 천명관의 '나의 삼촌 브루스 리'.  1권, 정말 웃긴다.  2권, 상당히 처량하다.  마치 '고래'의 속편을 읽는 듯한 느낌이었다.  권도운이라는 주인공의 반생을 조카가 들어 이야기로 전달하는 방식인데 너무나도 기고한 인생의 주인공과 그 주변인들의 이야기가 코미디的, 영화的으로 술술술...  정말이지 천명관의 이야기는 이야기꾼이 '술술술' 얘기해 주는 듯 그저 술술술 지나간다.  아마 여태까지 읽은 소설 중에서 제일 코믹했었던 것 같다.  제일 웃겼던 것은 동천읍의 토끼 이야기.  궁금하신 분은 직접 읽어보시고 박장대소 하시길.

 

최근 소설가 중에서 정유정과 더불어 완전 다른 스타일로 쌍벽을 이룬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천명관.  이제 정유정의 신작이 나왔으니 천명관의 신작도 기대해본다.  아직 읽어보지 못한 '유쾌한 하녀 마리사' 소설집도 구해서 읽어봐야겠다.  천명관의 글을 읽고 있으면 참으로 글쓰기에 재능, 능력이 있는 사람이 과연 존재함을 새삼스럽게 느끼게 된다.  최근 이분의 원작 '고령화 가족'이 영화로 만들어져 잠깐 인구에 회자되다가 결국 소설과 영화간의 괴리(?)로 인해 별볼일 없이 접고 만 것 같던데 책의 맨 끝에 저자의 후기를 읽어 보니 이제 자신의 소설 속에서 영화(계)를 무대로 삼진 않을 것이라고...  천명관 작가의 프로필을 훔쳐 보면 이분이 작가로 2003년에 데뷔한 걸로 나오고, 90년대 영화 몇 편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을 보았을 때, 그쪽에 상당히 발을 담그셨던 분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니 아무래도 소설 속에 '영화'가 소재로 등장하기 쉬울 것.  게다가 아무래도 소설의 영화화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었을지도.  쓸데없는 게싱이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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