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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내 사랑 (Farewell, My Lovely) / 레이먼드 챈들러 / 박현주 옮김 (북하우스)

 

필립 말로 시리즈 중 한 권.  레이먼드 챈들러는 아마 처음 읽거나 > 아니면 어렸을 때 읽고는 잊어 버린 듯.

챈들러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자기 수필 등에서 자주 언급했던 미국의 추리소설가.

소설을 읽어보면 하루키가 영향을 좀 받긴 받은 것 같기도 하다.  자기 감정을 다른 사물에 에둘러서 표현하는 방법이라던가, 분위기 같은 뭔가를 표현하는 방식이 그러고 보니 많이 비슷하다.  하루키는 하드보일드적이고 미국적인 챈들러의 감성을 여성적이고 일본풍의 감성으로 바꾸어 놓은지도.

많은 사람들이 평가하듯, '안녕 내 사랑'에서 필립 말로라는 탐정은 상당히 매력적인 캐릭터이다.  (영화를 통한 교육의 결과겠지만) 흑백 화면으로 40년대 당시의 LA가 느와르 영화의 한 장면으로 눈에 보이는 듯 하다.  부르럽고 크게 휘어진 금발의 곱슬머리, 중절모, 시가와 담배 연기들...  필립 말로는 냉소적으로 '미녀'를 희롱하며 (겁은 나지만) 위험을 감수하고 (미국인답게) 위기의 순간에도 유머를 잃지 않는 등 머리에 의한 추리에 의존하는 (엘러리 퀸 같은 류의) 탐정이라기 보다는 몸을 움직여 부딪치면서 해결해 나가는 하드한 캐릭터.  소설 자체 또한 멋지다.  나머지 레이먼드 챈들러 시리즈 다섯 권도 구매 예정 목록에 집어 넣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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