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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31 +1

결혼전야 (2013)

영화2013. 12. 31. 22:59


결혼전야 (2013) / 홍지영 감독


영어 제목이 'Marriage Blue'.  무슨 뜻인가 했더니 영화 속에서 비뇨기과에서 썼던 말이다.  결혼을 앞두고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이나 임포를 의미하는 듯.


영화를 본 사람들 중에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것 같다.  나는 재미있게 봤으니 말하자면 나는 호 쪽인 걸까.  영화에는 포스터에 보이듯 결혼을 앞둔 네 쌍이 나오는데 그 중 세 쌍은 결혼에 성공하고 한 쌍은 깨어진다.  결혼을 해 본 유경험자로써 사실 이 네 쌍의 이야기는 말 그대로 네 개의 각각인 상황이 아니라 한 커플의 마음과 상황 속에서 정도만 다를 뿐 나름대로 경험이 가능한 이야기들 인 것 같다.


1) 서로의 과거 때문에 헤어지고 만남을 거듭하는 커플

2) 머릿속으로 꿈꾸던 결혼과 실상 사이에 혼란을 느끼는 여자

3) 이렇게 예쁜 여자가 왜 날 선택했을까 항상 불안한 남자

4) 오랜 시간 쌓인 정이냐 불현듯 나타난 사랑이냐 갈등하는 여자


나도 소싯적에 만났다 헤어졌다 몇 번을 반복했던 친구가 있었는데 결국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유가 과거 때문이건 뭐든지간에 그 짓(!)을 반복하다보면 사람이 정신적으로 지치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나서 이제는 눈 앞에 결혼이 다가왔을 때, 나도 고민을 했었다.  '내가 과연 이 사람을 사랑해서 결혼하는 것일까 아니면 어떤 상황에 휩쓸려 여기까지 오게 된 걸까'하는 나 자신을 믿지 못하게 되는 상태와 함께 결혼식/청첩장/혼수/신혼여행 등등의 현실의 일들을 해결해야 할 때 비로소 수면위로 등장하는 환상과 현실사이의 괴리.  만일 결혼도 하기 전에 정이나 의리로 살고 있는 나를 발견할 때?  나도 흔들릴 듯.  즉, 위의 네 가지 케이스는 보편적일 수 있는 그런 케이스들.  결론이야 감독의 선택일지 몰라도 그런 상황들을 이해할 수 있는 마인드로 봐서는 나름 재미있는 영화였다.  물론 현실을 황당하게 과장하는 것이 영화일 수 있기 때문에 어느정도의 '오바'를 감수할 수 있다면 말이다.  그리고 감독이 '여성'임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만일 남자 감독이었더라면 결말이 좀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마동석씨가 연기한 코믹 캐릭터가 기억에 남는다.  그의 멘붕이 마음에 와 닿는건 단지 그의 연기때문일까?  김포공항 에피소드는 정말 웃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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