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ath is Clear

커피 한 잔 더

2013. 1. 23. 15:13

 

커피 한 잔 더 / 야마카와 나오토 글-그림

 

간만에 강추할 만한 일본산 만화책.  정말로 이 만화책을 보고 있자면 커피, 특히 핸드드립 커피가 마시고 싶어진다.  시드니로 오기 전 상암동 사무실 건물 지하에서 많이도 마셨었던 '카페 컬리넌'의 만델링, 케냐, 예가체프 등등...  물론 2500원 짜리 '오늘의 커피'로 선택된 커피를 취향 고사하고 마시긴 했지만 그 가득히도 컵에 부어준 새까맣고 지독히도 뜨거웠던 커피들이 생각난다.  여기에서는 아직 핸드드립 커피집을 보지 못했다.  다들 기계에서 뽑아내는...  이번 참에 나도 도구들 좀 사서 집에서 갈아 핸드드립 해볼까나... ^^;;

 

재미있는 건, 1~3권 번역자가 가수인 오지은씨라는 점.  최근 이상순과의 듀엣으로 내놨던 '또 왜그래'를 괜찮게 들었었는데 사이드로(?) 일본쪽 번역일도 하고 있었다니 상당히 부러운 직업들을 갖고 계시네.  하여간...만화의 무대가 주로 겨울인 관계로...알싸하게 추운 겨울 밤에 뜨겁고 까만 핸드드립 커피와 함께 (욕심인줄 몰라도 순한 담배도 한 대 같이 피울 수 있다면 더욱!!) 조용히 읽는다면 기분꽤나 묘해질 수 있을 것 같은...만화책 다섯 권.  강추이며 감히 소장을 권함.

 

오지은씨 얘길 한 김에 유튜브에서 이상순+오지은=또 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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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와 고령화 가족

2012. 12. 29. 15:49

 

이동진의 빨간책방 팟캐스트에서 천명관의 '고래'에 대한 찬사를 듣고 한동안 인터넷서점 보관함에 넣어 놨다가 지인에게 부탁하여 한달 걸리는 선편소포를 통해 받은 두 박스의 책 속에 들어 있던 '고래'와 '고령화 가족' 이 두 권을 읽어 봤다.  이동진의 말과  띠지의 선전대로 폭발하는 이야기의 힘을 느낄 수 있었던 '고래'였었고, 현재 영화로 만들어지고 있단 얘기대로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빠른 속도의 '고령화 가족'이었다.  독자를 갖고 주무르는 듯 거침없이 주절대는 듯한 '고래'에서는 (해설 대로) 남미의, 특히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 년 동안의 고독'에서와 같은, 현실과 비현실이 마구 섞여져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접었다 하는 소설 속 화자의 모습에서 이 사람은 타고난 소설가이구나 하는 것을 클리어하게 느꼈다.  작가 천명관은 술/담이 함께 하면 아마 말도 잘 할 것 같다.  작가가 선택한 언어의 폭도 상당히 넓어서, 아주 저속하고 날 것 같은 어휘에서부터 처음보는 사자성어까지 구사하며 소설은 아무나 끄적거려 써 내는 것이 아니구나 하는 것을 다시 한 번 되새겨 주었다.  다음 작품 '고령화 가족'은 '고래'에 비교하여 상당히 가볍고 짧아서 수루룩 한 번에 읽어 낼 수 있는 소설이었다.  여기에서도 나오는 캐릭터들은 개성이라고도 하기 어려운 뭐랄까 그 독특함이 너무 강렬해서 오히려 코미디 소설이라고 할 수 까지 있을 것 같다.  물론 웃기는 장면과 허를 찌르는 대사들도 많고.  이 두 권의 소설들이 읽고 나서 뭔가 남는 그런 류의 것은 아니지만 어차피 소설=이야기이며 이야기>교훈(혹은 사상?)이라고 볼 때 그 맡은 바 역할은 충분히 해 내고 있지 않은가 본다.

 

2012/12/29 현재, 재미는 고령화 가족 > 고래.  박해일-윤제문-공효진 출연의 영화도 기대중.  영화의 각본 또한 원작자가 썼다고 하니 과연 또 어떻게 슬쩍 바꿔 놓았을지 궁금해진다.  얼핏 들은 얘긴데, 천명관이 소설가로 정식 데뷔하기 전에는 영화판에서 일했었다는... 물론 시나리오 같은 걸 썼을테지.

 

Quatermass - Black Sheep of the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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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더의 그림자

2012. 12. 10. 13:03

엔더의 그림자 / 올슨 스콧 카드 저

 

올슨 스콧 카드의 SF 소설은 단지 두 권 읽었을 뿐인데 간단하게 재미 하나만 보더라도 그 두 권의 재미는 정말 최고였다.  꽤 오래 전에 "엔더의 게임"을 읽고서 잊고 있었는데 올해 다시 그 연장선에 있는 "엔더의 그림자"를 읽었더니 다시금 엔더 위긴 시리즈에 대한 구매욕이 불타오른다.  그런데 이미 이 두 권을 제외한 "사자의 대변인", "제노사이드" 등은 우리나라 서점에서 이미 절판된지 오래.  중고시장에서 두권에 5만원 가량에 거래되는 것을 확인하고는 언젠가 다시 재발될 때 놓치지 않으리라 마음먹었다.

소설인데다가 SF물이니까 그나마 이해해 주겠지만, 희대의 천재인 게다가 심하게 어린 아이들의 이야기는 어른의 입장에선 약간 낮설 때도 있다.  하지만 묘하게도 (남성) 독자들을 자극하는 무언가가 있지 않은가 생각된다.  어린 시절, 소망과 꿈에 관한 이야기.  내가 장군, 사령관이 되어 침략 외계인을 무찌르는 이야기.  어려움을 극복하는 주인공을 보면서 대리 만족...  약간 비인간적인 빈과 진정한 리더 엔더와 그 적들과 순수한 악에 관한 이야기.  나는 물론 영화를 훨씬 더 많이 보지만 대부분 책이 영화들보다 수십배 더 재미있다.  강추!

 

Triumph - Little Boy Blu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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