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ath is Clear

지하에 부는 서늘한 바람 (A Cool Breeze On The Underground, 1991) / Don Winslow / 전형선 옮김 (2011, 황금가지)


닐 캐리 시리즈 #1.  우리나라에 아직 나머지 시리즈가 출간되지 않은 것으로 봐서 아마 시리즈가 한글 번역으로 완결될 일은 아마 없을 듯.  그런데 이 소설 재미있다.  바로 전에 읽었던 '내가 잠들기 전에'가 별로여서 그런지 더 재미있게 읽어버렸네.  이쪽 분야의 많은 영미 소설이 그렇듯이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도 들고 어떤 부분에선 천명관의 느낌도 살짝 느낄 수 있는, 심각하지 않고 유머러스한 이야기가 술술 읽히더라는.  시리즈 답게 천편일률적이지 않은 엔딩고 괜찮고 1991년산 (그러고 보니 꽤 오래된 소설이다) 추리물이라기 보단 가벼운 스릴러물 소설이다.  오랫만에 추천!


돈 윈슬로의 '개의 힘'이라는 책이 두 권짜리로 번역된게 있던데 '지하에 부는 서늘한 바람'보다 살짝 더 재미있다는 소개도 보이고.  솔직히 닐 캐리 시리즈의 끝까지 읽어보고 싶지만 그건 요원한 것 같고.  올 연말에 '개의 힘'이나 사가지고 읽어봐야 되겠다.  그러고보니 이 소설도 작가의 처녀작이고 '내가 잠들기 전에'도 처녀작인데 왜 이렇게 수준 차이가 느껴지는거지?  내 감성의 취향 차이려나 아니면 재능이라는 것의 차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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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예루살렘 (Chroniques De Jerusalem, 2012) / Guy Delisle 지음 / 서수민, 맹슬기, 이하규 옮김 (2012, 길찿기)


다큐멘터리적 만화는 첫 경험이었다.  캐나다 퀘벡의 만화가 기 들릴의 '굿모닝 예루살렘'.  과연 재미 있을까 싶었는데 읽고 나니 재미와 함께 만화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열어준 좋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국경없는 의사회에서 일하는 아내를 쫒아 이스라엘에 1년간 살게 된 작가는 그의 독특한 시각으로 담담하면서도 신랄하게 당시의 이스라엘에 대해 이야기 해 주고 있다.  일기같은 내용이다.  워낙 담담하게 얘기하기 때문에 오늘 현재 예루살렘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때로는 낭만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 사람은 작가답게 역시 이야기 실력이 뛰어난 것 같다.  일기같이 얘기하면서도 나같으면 스쳐 지나갈 것 같은 일을 맛깔나게 소개하기도 하고 나같으면 가리고 싶은 장면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내기도 하니 말이다.  이 만화를 읽으면서 작가-만화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다.  소위 말하는 '예술적 감성'이라는 것.  사막에서 불어오는 모래바람의 건조함 속에서도 촉촉함을 찾아내는 감성 혹은 눈이라고 해야하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나의 삶이 무미건조하다 느껴질 때가 점점 더 많아진다.  1966년생 기 들릴은 (나랑 나이도 얼마 차이 안 남) 이렇게 (적어도 내 시각에서 봐서는) 자유롭게 살면서 주위의 일들을 그려가는데 나는 대체 뭐 하고 있는거지 하는 생각도 든다.  어쩌면 내 스스로 나의 의식을 짓누르고 있어 매일 보는 것만 보고 듣는 것만 듣고 그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보고 싶고 듣고 싶은 것만 보고 듣는게 아니라 보여지고 들려오는 그런 일들에도 애정을 갖고 관심을 두는 것이 좋겠다 싶다.  기 들릴은 평양에도 다녀와서 이 만화 같은 책도 냈다고 하고 ('평양') 그리고 버마에서의 이야기 '버마 연대기'도 우리나라에 출판된 적이 있다고 하니 어디 구할 길이 없나 오랫만에 인터넷 검색도 좀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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