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ath is Clear

Io sono l'amore (2009)

영화2014. 8. 12. 19:30

Io sono l'amore (I am love, 2009) / Luca Guadagnino 감독


영화를 보기 전엔 이 영화가 이태리산인지 몰랐고 틸다 스윈튼이 아니라 엠마 톰슨이 나오는 걸로 생각하고 있었고 무대는 1900년대 초반의 영국이라고 아무 이유없이 생각하고 있었더랬다.  와이? -_-;;


영화를 틀었더니 왠걸?  이태리 말이 나오고 게다가 틸다 스윈튼이 이태리어로?  무대는 현대...  <I Am Love>는 그저 영문 제목이었을 뿐.  어쩐지 눈에 익은 Io sono... (Banco del Mutuo Soccorso의 Io sono nato libero 때문)


우리나라에서 어느샌가 꽤나 유명해진 영국 여배우 Tilda Swinton.  키가 무척이나 크고 얼굴을 조그만, 내게는 <Only Lovers Left Alive>에서의 뱀파이어 모습이 인상깊었던 여배우인데 알고보니 나이도 많고 (1960년 생) 이미 오래된 배우였다는...  어쨋든 영화는 결혼때문에 러시아에서 이태리로 넘어온 세 남매의 어머니가 뒤늦게 아들의 친구와 사랑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일을 보여주고 있다.  왜 제목이 <I am Love>일까.  <나는 사랑이다>라고 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듯 하고 <나는 사랑으로 현재를 살아간다>정도면 어떨까.  굉장한 부요함을 던져버리고 사랑을 찾아 떠나는 그녀의 표정에서 사랑이 뭐길래라는 생각과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과연 무엇일까하는 생각도 잠깐 해볼 수 있었다.  그리고 나에게도 그런 사랑이 다시 찾아왔으면 하는 바램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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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der The Skin (2013)

영화2014. 7. 14. 21:55

Under The Skin (2013) / Jonathan Glazer 감독


Scarlett Johansson 주연의 아~~주 이상한 영화.  ^^;;

스코틀랜드에서 사람, 주로 남자를 납치해다가 가죽만 빼고 (왜?) 싹 뽑아 먹는(?) 외계인들 중, 남자를 꼬시는 검은 외계인 역할이 바로 스칼렛 요한슨.  스코틀랜드식 발음 때문인지 뭐라고 하는지도 잘 못 알아 듣겠는데 다행이 대사가 거의 없다.  아방가르드한 음악이 내내 흐르면서 주로 무표정한 스칼렛 요한슨의 얼굴 및 바디를 비추는 영화다.  잔인한 장면은 없는데 어쩐지 으스스한 느낌이 전편에 흐르는 SF의 탈을 쓴 싸이키델릭한 느낌의 영화.  아무리 예쁜 여자가 차 안에서 길을 가르쳐 달라며 타라고 해도 절대 그래서는 안될 것 같은 교훈을 주고 있다...  원작자와 감독의 의도를 제대로 읽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영화를 보고서 드는 생각은, <껍데기>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인간이 아닌 외계인이 인간의 가죽을 뒤집어쓰고 먹이를 채취하다가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고 결국은 불에 타 죽는다는 이야기와 영화를 쓰고 만든 이유는 대체 뭘까나.  발기한 남자의 페니스와 스칼렛 요한슨의 (잘 보이지는 않지만) 전신 노출까지 어딘가 기괴해 보이는 정말 오~~랫만에 본 이상한 영화.  재미가 있다고 말할 순 없지만 나쁜 경험(?)은 아니었다고 말하고 싶다.


한국판 포스터에 <7월, 그녀가 벗는다>라는 글귀가 문득 눈에 띈다.  떡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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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그녀 (2013)

영화2014. 7. 12. 21:05

수상한 그녀 (2013) / 황동혁 감독


심은경의 원걸쇼에 나문희, 박인환, 성동일, 이진욱이 백댄서를 맡아 풍성해진 느낌의 뭔가 뻔하지만 역시 재미있는 (이렇게 구분지어도 되나 모르겠는데) 로맨틱 코미디.  근래에 들어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예전 가요를 리메이크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수상한 그녀>에서는 일찍 떠난 가수 김정호의 <하얀 나비>가 사용되었다.  굉장히 슬프고 안타까운 목소리의 노래를 맑지만 극적인 심은경의 목소리가 잘 커버해낸 것 같다.  세샘트리오의 <나성에 가면>과 채은옥의 <빗물>도 극을 이끌어가는데 노래 한 곡 이상의 역할을 수행한 듯.  어쨌거나 심은경의 잠재성을 많이 끌어내 만든 감독의 공이 크다고 본다.  춤을 추려면 누군가가 일단 멍석을 잘 깔아줘야 되니까.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김현숙의 연기가 제일 웃겼다는... (^^);;


나도 조만간(!!) 머리가 허옇게 색이 빠지고 나이 든 티가 팍팍 날터인데, 지금 연세드신 아버지와 어머니를 보면서 간혹 느끼는 그런 느낌을 나도 내 주위에 풍기게 될텐데, 뒤늦게 뒤돌아보며 이렇게 살껄...하고 후회하지 않을 수 있도록 뭔가 하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에 인터넷에서 은퇴 후의 사람들에게 후회되는 또는 했으면 좋았을 껄하는 것들을 물었더니 그중 하나가 악기 연주.  그래 나는 이쪽으로 한 번...  노래보다 악기가 쉬울 것 같다.  쩝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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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댄 나의 뱀파이어 (2014) / 이원회 감독


인디플러그산 인디영화.  상상력이 뛰어난 것 까지는 아닌데 결말이 도발적인 케이스.  그리고 주인공 남규정 역의 최윤영이 귀엽게 나온다는 점...  플러스 엔딩크레딧의 삽입곡 검정치마의 <젊은 우리 사랑>이 신선하다는 것...  그밖에는 별로... ^^;;;


그댄 나의 뱀파이어 --> 뱀파이어라도 괜찮아

영화 속에서 마지막에 제목을 바꿔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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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적 (2014)

영화2014. 6. 27. 21:12

표적 (2014) / 창감독


류승룡에 유준상, 이진욱에 김성령에 조여정과 진구...  참 호화 캐스팅인데 영화가 허술한 케이스.  안타깝네...  줄거리도 좀 허술하고 또 하나 안타까운 것은 류승룡 특유의 약간 과장된 톤.  심각한 분위기 가운데 웃음을 유발하는 것이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데 시종일관 진지한 이런 범죄액션물에는 좀 어울리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오히려 악역을 맡은 유준상이 돋보이게 된 케이스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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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 of Thrones Season 4 (2014) / HBO


일단 이전보다 더 동시다발로 진행되는 스토리 많고 더욱 잔인하고 야해진... 왕좌의 게임...  시즌 4...


포스터의 타이틀이 "All Men Must Die"인 것 처럼 참 많이도 죽어나간다.  특히 에피소드 2인가(?)에서 조프리의 죽음은 정말 느닷없었고 이후 8편의 명예결투(?)에서 오베린 마르텔의 죽음의 방식은 여태까지 본 것중에 제일 쇼킹했다.  게다가 타이윈 라니스터의 죽음이라...  이제 킹스랜딩은 정말 혼란의 구렁텅이로 빠져드는 듯.  와일들링의 10만 대군을 손에 넣은(것 같아 보이는) 스타니스 바라티온과 이젠 용의 힘을 주체하지 못하는 대너리스 타가리엔, 혼자서 온갖 환타지(?)를 겪고 있는 브랜든 스타크와 독자행보를 걷고 있는 아직 어린 아이아(자막은 아리아 발음은 Arya로 알야...), 그리고 존 스노우(스노우는 모든 사생아의 성).  거인과 맘모스도 나왔고 white walkers가 아기를 데려가는 이유, 무엇보다도 궁금한 티리온 라니스터의 행보...


한 가지 눈길을 끌었던 것은 노예를 해방시키며 자신의 세력을 확장시키는 대너리스 타가리엔과 늙은 노예(였던 자)와의 대화.  대너리스가 등장하기 전, 노예상인의 집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던 늙은 노예는 이제 자유를 얻게 되자 이제 자신과 같이 늙은이들은 젊은이들에게 시달리고 오히려 예전 노예시절보다 더 살기 어렵다는 불만을 이야기하며 다시 예전의 노예생활로 되돌아가길 원한다.  안타까워하는 대너리스의 표정.  자유를 얻어 주었는데도 도리어 그 자유를 스스로 포기하고자 하는 인간.  나이가 들었다는 핑계로,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은 그것 뿐이었다는 이유로 자기 스스로 노예가 되겠다는 그 행동.  자유란 누가 부여한다고 해서 그리 될 수도, 자유로워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 획득한 자유가 아니면 진정한 자유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도 함께.  노예생활에 너무 안주한 나머지 자유를 누릴 수 없을 정도로 세뇌된 늙은 노예를 봤을 때 어쩌면 나도 원리와 원칙보다는 법과 유도리(?!)의 범주내에서 너무 편안함을 느끼며 잠들어있는 것은 아닐지.  깨어 있어야 될 때라는 생각도 든다.


시즌 3의 같잖은 리뷰는 여기 ==> Game of Thrones Season 3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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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flicted (2013)

영화2014. 6. 21. 07:40

Afflicted (2013) / Derek Lee, Clif Prowse 감독


한국 제목은 <엔드 오브 디 어스>.  원제목은 <Afflicted>, 뜻은 '고통받는 사람들'이란 말이다.  영화의 형식은 fake documentary.  <엔드 오브 디 어스>는 여행을 떠난 두 친구들이 만든 블로그의 이름.  그리고 첫 도착지 파리에서의 조금 황당한 사건.  그리고 그것이 초래하는 변화, 고통...


보다보면 (아무리 가짜 다큐멘터리 형식이라고 해도) 모든 일을 정말 열심히 촬영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그런 다분히 현실적인 디테일(배터리 문제라던가, 저장 용량이라던가)은 제쳐놓으면 참신한(?) 아이디어와 흥미로운 내용의 전개로 관객을 순식간에 확 낚아채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특히 Derek Lee라는 (아마도) 중국계 감독 겸 주연배우의 연기도 나름 실감났고 말이다.


얼마 전 <Only Lovers Left Alive>에서는 뱀파이어가 다분히 낭만적으로 그려지기도 했는데 역시 두 영화 공통적으로 피에 굶주린 뱀파이어는 낭만이고 뭐고 괴물이 된다는 점이 재미있다.  특히 이 영화 <Afflicted>가 그려낸 뱀파이어는 꽤나 현실적.  그래서 더 흥미로웠는지도.  별로 기대하지 않고 봤다가 위에서 말한대로 확 낚여버렸던 캐나다산 젊은 영화.  간만에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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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ge of Tomorrow (2014)

영화2014. 6. 20. 19:54

Edge of Tomorrow (2014) / Doug Liman 감독


Tom Cruise와 Emily Blunt 주연의 일본 라이트노벨 <All You Need is Kill>이 원작으로 한 헐리우드판 SF 영화.  일단 볼꺼리 많고 박진감 넘친다.


극장에서 본 이후 이해가 잘 가지 않아서 (-_-);; 소설보다 보기 편한 만화판을 구해 한 번 훓어 봤다.  기본 설정은 같다고 할 수 있겠으나 내용은 좀 다르다.  많은 사람들이 (어쩌면 일본인을 제외한) 그렇겠지만 영화가 더 재미있었다.  만화는 그들의 취향이 많이 묻어나는, 가냘픈 소녀의 몸을 한 전사와 잠깐 등장하긴 하지만 소위 말하는 거유의 주방장, 그리고 의외의 결말이라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 같은데 반해, 영화는 돈을 아낌없이 쳐바른(-_-);; 티가 팍팍 나는, 가냘픈 소녀 전사가가 아닌 (조금은 가냘프게 보이는 에밀리 블런트) 다 큰 근육질의 여자 주인공에 톰 크루즈는 소령으로 되어 있다.  외계 침략자의 설정도 영화가 훨씬 멋진(?) 케이스.  외계인의 최고 약점이 인간이라는 점과 천재(?) 과학자가 전장에서 수트나 고치고 있다는 점, 외계인의 공략 방법을 오직 세 명만 이해하고 있다는 점은 좀 억지스럽긴해도 영화니까 뭐 그러려니 넘어가도록 하고 다소 우스꽝스러워 보이는 전투 수트와 수송기들의 디테일은 영화와 만화나 소설에는 역시 감성에 많은 차이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플러스, 열린 결말로 은근 슬쩍 속편(?)을 기대하게 하는 헐리우드식 결말이 개인적으로는 원작의 결말보다 깔끔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이런 류의 영화가 딱 내 스타일이기때문에 오랫만에 DVD를 한 번 구입해볼까 하는 생각도 잠깐 해봤다.  깨끗한 화질과 음향을 즐기며 보고 싶은데... 그러려면 우리집 TV부터 바꿔야 될 듯... ㅠㅠ


탐 크루즈는 '싸이언톨로지' 추종자답게(?) SF쪽 영화에 참 강한 것 같다.  실베스타 스탈론 형이나 아놀드 슈왈츠제네거 형 같이 힘과 분노의 캐릭터가 아닌 액션 캐릭터로써 앞으로 몇 년간이 어쩌면 그의 마지막 액션 배우로의 남은 시간이 아닐까 싶기도.  62년생이니 이미 50줄에 접어드셨네...  톰 형, 재밋는 영화로 돌아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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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2012)

영화2014. 6. 9. 20:11

창 (2012) / 연상호 감독


30분짜리.  사회의 부조리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고 있는 연상호 감독의 단편.  군대 이야기이다.


군대에 갔다온지 벌써 20년이 다 되어가기때문에 지금은 좀 달라졌는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군대는 온갖 부조리들이 만연했던 곳이 맞다.  나이보다 계급이 우선시되는 상하명령체계, 군기라는 명목하에 개인의 폭력성이 분출되는 사회...  사병들의 희망은 오직 제대요, 간부들의 희망은 오로지 진급인...  <창>은 그런 부조리들을 간략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러고보니 나의 군대생활도 조금 떠오르기도 했다.


그리 고생스럽지만은 않았던, 지금 돌아보면 그저 무리속에 숨어 남들 하는 만큼만 하려고 했었던 2년.  어쨌든 무사히 제대를 하긴 했어도 뒷맛이 어째 좀 껄쩍지근 했던 나의 군대생활.  문 하나로 많은 것을 감출 수 있었던, 창 하나가 치명적이 될 수도 있는 그런 폐쇄된 사회인 군대.  아직 이런 분위기가 군대 내에서 이어지고 있다면 조금 안타깝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빠르게 변하고 있는 것 같기도하지만 따지고보면 뭐 하나 확실히 바뀐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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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2009)

영화2014. 6. 8. 21:27

파주 (2009) / 박찬옥 감독


이 감독님에게 득이될지 실이될지는 모르겠는데, 하여간 본 영화 <파주>의 박찬옥은<올드보이>의 박찬욱과 이름이 흡사하신, 그러나 여성이신 감독님이다.  영화의 포스터를 보며는 이 영화는 무슨 불륜의, 이루어질 수 없는 형부와 처제의 이야기인 것 같아 보이지만 막상 직접 영화를 보니까 그것보다는 어쩐지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기 위해 형부와 처제 컨셉을 가져다 쓴 케이스인 것 같아도 보인다.  물론 형부(이선균 분)이 처제(서우 분)를 사랑하게 된 것은 맞다.  단지 그 사랑의 표현이 아내(언니)의 사고사로 인해 표출되기 시작하여 왜곡되었거나 아니면 서글프게 된 것이지.  현실의 이야기지만 동시에 이야기가 굉장히 비현실적이기도 하기 때문에 당연히 영화는 현실감이 넘치기 보다는 다분히 소설적인 느낌이다.  뭐라 그래야 되나...간통사건 이후의 트라우마로 섹스를 포함한 교감에 문제를 보이는 남자.  하지만 그 남자가 가졌던 문제는 그 뿐만이 아니라는게 또 문제.  그래서 영화가 너무 소설적으로 보인다.  즉, 다시 말해 현실감이 너무 떨어진다는.


영화의 제목 <파주>도 굳이 말하자면 큰 이유는 없어서 <용인>이라던가 <판교>로 했어도 별 다를 점은 없었을 듯.  어쩌면 일산 옆에 파주가 조금 더 서민적(?)이고 관객들에게 용인이나 판교보다는 멀게 느껴졌을 수도 있겠다 싶기는 하다.


무척 개인적인 주접으로, 운동권 선배이자 간통의 파트너였던 정자영역의 김보경이 예쁘게 보였다.  <북촌방향>에서도 예뼜었는데.. ^^;;  여건이 허락되는 대로, 이미 받아논 (예전에 보려다가 실패하고 디스크에서 수년간 묵은) <밀양>과 (조만간 개봉한다지만 역시 토렌트를 기다려야 하는) <경주>로 지명시리즈를 이어보고 싶은 개인적인 소망도 있다.  이 <파주>, <밀양>, <경주> 말고 우리나라 지명을 영화의 제목으로 했던 다른 영화가 있었던가?  <해운대>, <말죽거리 잔혹사> 이런 식 말고 순수한 지명을 제목으로 했던 영화...  안 떠오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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