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ath is Clear


10일간의 불가사의 / 엘러리 퀸 / 문영호 옮김 (1977, 동서문화사)


'동서 미스터리 북스' 시리즈는 200권의 추리소설(류) 레파토리를 가지고 있는 만큼이나 오래되었고 따라서 번역 또한 오래된 느낌을 받는다.  하긴 엘러리 퀸도 1900년대 중반에 활동하던 사람들이니 어쩌면 고풍스런(?) 문어체 번역이 오히려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별로 기대하지 않고 읽었건만 기대를 뛰어넘는 재미를 주었던 책이다.  조금은 억지스런 연결과 막판에 몰아치듯 끝나버린 밴 혼 가의 사건이 결국은 맥이 좀 빠지기도 했지만 뜻밖의 반전으로 좀 상쇄를 시켜주기도 하고...


혹시 영화로 만들어졌나 모르겠는데, 영화로 만들었어서도 괜찮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상상해본다.  나에겐 오히려 XYZ시리즈보다 더 소소한 재미를 주었던 소위 '라이트빌 시리즈'중 한 권.  엘러리 퀸이 뿅간 걸로 나오는 등장인물 샐리가 어떻게 생겼을까 슬쩍 궁금해지기도 한다.  원제는 'Ten Days' Won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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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총 미스터리 (The American Gun Mystery, 1933) / Ellery Queen 지음 / 김예진 옮김 (2012, 검은 숲)

 

엘러리 퀸의 '국명 시리즈'중 여섯 번 째.  읽는데 힘들었다.  아마도 내 독서의 집중력에 문제가 있는 듯.  Fact를 중요시 하는 추리소설류는 출퇴근시에 읽기가 어려운 것 같다.  몸 컨디션이 괜찮을 때 몰아서 단번에 확 읽어줘야지 한 2주에 걸쳐 조금씩 읽으니 이건 뭐 등장인물도 헷갈리는 판이니.  추리소설에선 사건 그 자체 보단 등장하는 인물들의 상호 관계가 더 중요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인지 다른 쟝르의 소설보다 등장인물의 수가 많아서 (물론 대하 판타지 소설 제외...) 대부분 앞쪽에 인물의 이름과 간단한 설명이 나와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건 그것도 없네.  애니웨이... 이 책은 제목대로 총에 관한 미스터리다.  총에 대한 의문점만 클리어하면 자연스럽게 범인을 알게된달까.  엘러리 퀸은 책의 말미에 독자들에게 추리를 권해보지만 난 부득이 사양하고 그냥 읽어 나갔다.  조금 장황하게 느껴지는 수사진행에 비해 결말은 나름 괜찮았다고 보여진다.  엘러리 퀸, 당분간 쉬었다 읽어야지.

 

 

Mapleoak - Son Of A G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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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의 비극 (1933)

2013. 3. 3. 20:01

 

Z의 비극 (The Tragedy of Z, 1933) / Barnaby Ross (엘러리 퀸) / 이가형 옮김 (동서문화사)

 

Z가 누구냐... 물으신다면 사람은 아니라고 답하겠어요.

이 작품에서의 탐정이 엘러리 퀸은 아니라는 것은 추리소설을 읽는 사람들은 대부분 알고 있을 것이다.  귀머거리 은퇴 연극배우인 도르리 레인이 바로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이다.  X-Y-Z 비극 시리즈가 1930년대 초반에 쓰였으니 등장 인물들의 사고나 행동 방식은 지금의 관점에선 좋게 말하면 고풍스럽고 트집잡자면 고리타분하다.  사람들이 많이 순진하던 시절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까지 든다.  은퇴한 노배우와 은퇴한 경감과 그의 딸.  전보와 편지로 주로 소통하던 시절. (물론 전화도 있긴 있다)  담배의 낭만과 한눈에 상대를 파악하는 눈썰미.  80년이 지난 지금 2013년의 'Z의 비극'은 솔직히 오리지널리티 이상의 것은 이미 먼지가 되어 날아가 버린 것 같다고나 할까.  게다가 미국과 한국의 문화적 차이까지...  바로 전에 읽었던 '안녕 내 사랑'이 내게 영화 느와르적 감성을 떠오르게 했던 반면, 'Z의 비극'은 어떤 장르소설적인 긴박한 느낌마저도 주지 못했다.  자칭 추리소설의 '매니아'가 아니라면 'X의 비극' 또는 조금 더 나가 'Y의 비극'쯤에서 접었어도 괜찮을 것 같다.  Z까지 갔더니 그저 소박한 콜렉션의 완성 그 이상은 아니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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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우더 미스터리 / 엘러리 퀸 작 / 이제중 역 / 검은숲

 

국명 시리즈 제 2권.  프랑스 파우더 미스터리(The French Powder Mystery)는 뉴욕의 프렌치 백화점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에 관한 이야기이다.  아주 오래전 고딩시절 로마 모자의 비밀, 이집트 십자가의 비밀 등(예전에는 ...의 비밀 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던 걸로 안다) 몇 권의 엘러리 퀸 추리소설을 읽은 기억이 있는데 (물론 내용은 거의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 진짜 오랫만에 읽은 국명 시리즈 중 프랑스 파우더 미스터리는 깔끔한, 그야 말로 '추리'소설의 엑기스 같은 책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살인사건과 기이한 상황과 누구든 의심할 수 있는 용의자들 사이에서 젋은 엘러리 퀸은 증거 수집 후 멋진 추리와 논리적 설명으로 범인을 밝혀 낸다.  마지막에 범인을 지목하는 장면을 읽고 나서 말 그대로 '헐...'을 뱉어냈다.  그만큼 뜻밖이었고 깔끔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나는 추리소설을 읽으면서 범인을 논리적으로 골라내지 못한다.  비록 엘러리 퀸 처럼 단서와 증거를 독자들에게 모두 제공해 준다고 해도 말이다.  아무래도 내 스스로의 추리를 통한 범인의 색출과 결말을 비교하기 보다는 주인공 탐정이 막판에 극적으로 밝혀내는 사건의 전말을 읽는 것이 더 재미 있기 때문이(라고 스스로 위안한))다.  스페인 곶 미스터리 등 최근에 나온 국명 시리즈 몇 권이 아직 내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부디 이 프랑스 파우더 미스터리 보다 더 재미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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